금융소비자 10명 중 6명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된 오픈뱅킹(Open Banking) 서비스를 알고 있으나 실제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은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타행 계좌 등록이나 앱 설치 등의 번거로움이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마케팅ㆍ여론조사 전문기관 나이스(NICE)디앤알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오픈뱅킹 인지도 및 이용 경험 현황 설문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지난 13~17일 전국 20~59세 금융소비자 5,95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오픈뱅킹은 은행의 송금ㆍ결제망을 개방해 고객이 특정 은행 앱으로 다른 은행의 자기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달 30일부터 10개 시중은행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조사 결과 오픈뱅킹을 알고 있는 금융소비자는 61.5%(‘대략적으로 안다’ 41.1%, ‘자세히 안다’ 20.4%)로, ‘이름은 들어봤으나 서비스를 잘 모른다’(33.1%) 또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5.4%)는 응답보다 많았다.
그러나 오픈뱅킹 서비스를 실제 이용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이용해본 적이 없다’는 응답 비율이 92.5%로 ‘이용해봤다’(7.5%)는 응답을 압도했다. 연령대별 이용 경험도 20대 9.7%, 30대 8.2%, 40대 6.7%, 50대 5.9% 등으로 전 연령대에서 10%를 넘지 못했다. 나이스디앤알 관계자는 “오픈뱅킹을 이용하려면 타 은행 계좌를 일일이 등록해야 하고, 일부 은행의 경우 앱을 새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는 터라 이용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76.6%(복수응답)로 높았다. 타행 계좌를 통한 이체ㆍ송금(61.6%)과 타행 계좌 잔액조회(60.4%)가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먼저 시작되면서 이전부터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해온 핀테크 기업은 고객 이탈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뱅킹 서비스 개시 일인 지난달 30일 기준 주요 시중은행 5곳의 금융 앱 이용자는 일주일 전보다 은행별로 20~100% 늘었다. 다만 서비스 개시 2주 후에는 4개 은행의 앱 이용 실적이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반면 오픈뱅킹과 비슷한 계좌조회ㆍ이체ㆍ송금 기능을 제공해온 대표적 서비스인 토스는 이용자가 10%가량 감소했다. 이들 핀테크 업체는 오픈뱅킹 전면 시행일인 다음달 18일부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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