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의 고층 아파트에서 떨어져 숨진 네덜란드 출신 10대 모델 사망 사건의 재조사가 2년 만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법원이 ‘제 3자의 행동’ 때문에 사망했다고 판결한 후 새로운 조사를 명령해서다. 그간 사인은 사고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알려졌다.
25일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고등법원은 미국 비트코인 백만장자 알렉스 존슨과 부인 루나가 살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아파트 단지에서 2017년 12월 시신으로 발견된 당시 18세 네덜란드 모델 이바나 스미트 사건에 대해 “범죄 연루가 없다”는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이에 수사가 재개될 예정이다.
사건 당시 이바나는 머물고 있던 존슨 부부의 아파트(20층)에서 14층 아래인 6층에서 알몸 상태로 발견됐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이바나의 죽음을 사고나 극단적 선택이라고 밝혔고, 존슨 부부는 무혐의로 풀려나 말레이시아를 떠났다.
유족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고인의 시신은 네덜란드로 옮겨져 2차 부검을 했다. 고인의 팔은 멍이 들어 있었고, 머리 뒤쪽에서 외상이 발견됐다. 특히 고인의 몸에서 마약 및 알코올 흔적이, 고인의 손톱 밑에서는 알렉스 존슨의 DNA가 발견됐다. 경찰은 싸운 흔적일 뿐 추락의 원인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이번에 법원은 유족들 손을 들어줬다.
존슨 부부는 이바나와 집단 성관계를 가진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바나의 죽음엔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바나가 추락했을 시간엔 잠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아바나가 숨지던 날 약을 주거나 스스로 복용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사건 당일 폐쇄회로(CC)TV엔 오전 5시가 조금 지난 후 존슨씨가 이바나를 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존슨씨 부인이 뒤따르는 장면이 담겼다. 이바나는 숨지기 2시간30분 전쯤으로 추정되는 오전 7시25분 남자친구에게 사진을 보냈다.
자카르타=고찬유 특파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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