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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만에 일본 찾은 교황 “핵무기 사용은 범죄” 폐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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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만에 일본 찾은 교황 “핵무기 사용은 범죄” 폐기 촉구

입력
2019.11.25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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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히로시마=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연설하고 있다. 히로시마=AP 연합뉴스

일본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 “전쟁을 위해 원자력을 사용하는 것은 범죄”라며 각국에 핵무기 폐기를 촉구했다. 전날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을 찾은 교황은 이날 제2차 세계대전 중 원자폭탄 피해를 입은 히로시마(廣島)와 나가사키(長崎)를 방문해 평화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는 1981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38년 만에 일본을 방문한 교황이다.

NHK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오후 히로시마평화기념공원에서 연설을 통해 “나는 평화의 순례자로서 극심한 폭력에 희생된 죄 없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 곳에 오지 않으면 안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평화는 무기를 갖지 않는 것 외에는 없다”며 세계가 핵무기 의존에서 벗어나라고 호소했다. 그는 피폭 생존자 2명을 만나 위로하기도 했다.

교황은 오전 나가사키 피폭지에 세워진 공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핵무기와 대량파괴무기 보유는 평화와 안정을 향한 희망에 대한 해답이 아니다”라며 “핵무기가 없는 세상은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핵무기의 개발 실험 생산 등 모든 관련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한 유엔 핵무기금지조약에 대해서도 “체결 자체에 만족하지 않고 신속하게 가야 한다”고 밝혔다.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미국의 눈치 탓에 조약에 참여하지 않은 일본의 동참을 촉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가사키를 일컬어 “이곳은 핵무기가 인도적으로도, 환경적으로도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장소”라고 했다.

원폭 지역 방문을 마친 교황은 25일 도호쿠(東北)대지진 피해자 및 유족들과 만난 뒤 약 5만석 규모의 도쿄돔에서 미사를 집전한다. 방일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나루히토(德仁) 일왕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면담할 예정이다. 일본의 가톨릭 신자 규모는 전체 인구의 0.35% 수준인 44만명이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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