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태 중대 분수령이 될 홍콩 구의원 선거가 치러진 주말 동안, 서울에서도 중국 정부의 폭력적 시위 진압을 규탄하고 홍콩 시위대를 지지하는 대학생ㆍ청년 집회가 잇따랐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학생모임), 서울대 단과대 학생회장 연석회의,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등 16개 청년ㆍ대학생 단체는 23일 서울 중구 시청광장 인근에서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ㆍ청년 긴급행동’을 열었다.
이들은 “홍콩과 이공대의 참상이 퍼져나가는 상황인데도 한국과 세계 각국의 권력자들은 참상을 외면하고 있다”며 “한국 학생들은 광주와 6월항쟁 정신을 계승해 홍콩 시위대와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생 등 150여명이 모인 이날 집회는 최근 서울 도심에서 이어진 홍콩 시위 지지 집회 중 가장 큰 규모였다.
발언에 나선 박도형 학생모임 대표는 “중국 정부는 내정간섭이라 비난하지만, 자유를 호소하는 시민의 편에 서는 것은 내정간섭이 아니며 인권에는 국경이 없다”며 “한국 시민들은 홍콩과 더 폭넓게 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 소속 한수진씨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글을 대신 읽기도 했다. 그 중국 학생은 “대자보 훼손에 대해 중국인 유학생들을 대표해 사죄한다”며 “홍콩 시위의 목적은 독립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기에 중국 본토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 옷을 입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총알은 신념을 뚫지 못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중국대사관 앞으로 행진했고, 대사관 측에 폭력 진압을 중단하라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지지 집회는 홍콩에서 구의원 선거가 치러진 24일에도 이어졌다. 홍콩의 민주화 운동에 함께하는 한국 시민모임 소속 30여명은 겨울비가 내린 와중에도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앞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는 일반 홍콩 시민, 선거를 위해 홍콩으로 돌아간 재한 홍콩인 유학생의 편지도 낭독됐다. 한 홍콩인은 “우리와 연대하기 위해 서울에서 행진을 하고 레넌벽(홍콩과 연대하는 내용의 메모를 붙인 벽)을 만든 것을 봤다”며 “먼 곳에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힘을 주었다”고 전했다.
시민모임을 주도한 이상현 활동가는 “홍콩 이슈인 만큼 국내에서 (연대가) 대규모로 커질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홍콩 시민단체 등과 공조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연결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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