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이셔녈’ 손흥민(27ㆍ토트넘)이 조제 무리뉴(56ㆍ포르투갈) 감독의 토트넘 데뷔전에서 첫 골에 도움까지 기록하며 ‘무리뉴의 남자’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번 시즌 부진의 늪에 빠졌던 델레 알리(23)도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보였다. 해리 케인(26)도 이날 득점포를 가동한 데다 이적설이 끊이지 않던 크리스티안 에릭센(27)이 감독 교체 후 잔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현지 보도까지 나오면서,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합작했던 ‘DESK 라인(알리ㆍ에릭센ㆍ손흥민ㆍ케인)’의 부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토트넘은 무리뉴의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리그 5경기 연속무승(3무2패) 고리를 끊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웨스트햄과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1골 1도움을 기록,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11경기에서 4골 5도움째를 올렸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와 컵대회까지 포함하면 15경기 9골 5도움째다. 리그 14위에 처져 있던 토트넘도 승점 3점을 추가하며 4승5무4패(승점 17점)를 기록하면서 상위권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이날 경기는 약 1년간 ‘야인’으로 지내 온 무리뉴의 사령탑 복귀전이자 토트넘 감독 데뷔전으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토트넘은 리그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7) 감독을 A매치 기간 중 경질하고, 20일 무리뉴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일단 ‘무리뉴 효과’는 눈에 띄었다. 손흥민과 케인 등 에이스들과 함께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알리와 모우라가 선발 출전했다. 전반 36분 손흥민의 선제골 상황부터 공격진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작동했다. 알리가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공을 내줬고, 손흥민은 수비수를 속인 뒤 강력한 왼발 슛으로 상대 골 문을 갈랐다.
7분 뒤엔 알리가 골 라인을 벗어나기 직전의 공을 몸을 날려 살려내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왼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한 손흥민은 가운데 뛰어 들어오던 모우라에게 연결해 추가 골을 합작했다. 후반 4분엔 케인이 헤딩골까지 터뜨리면서 점수 차를 3-0으로 벌렸다. 토트넘은 이후 상대에 두 골을 내줬지만 승리를 지켜내면서 9월 29일 사우스햄튼전 이후 약 2달 만에 처음 ‘승점 3’을 쌓았다.
모처럼 지난 시즌 UCL 준우승 멤버들의 고른 활약이 펼쳐진 가운데 토트넘 ‘DESK 라인’ 부활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적을 원하던 에릭센이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잔류 뜻을 보인단 현지 보도가 나오면서다. 무리뉴는 웨스트햄전에서 에릭센을 후반 34분 알리를 대신해 교체 투입했다. 그는 “에릭센이 지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팀을 위해 옳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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