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연구산업 콘퍼런스…해외 의존도 낮출 국산 연구장비 성과 공유
공공 연구개발(R&D) 성과 산업화 확산을 위한 ‘연구산업 콘퍼런스 2020’이 지난 22일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렸다고 과학기술정통부가 24일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주최하고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등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산·학·연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했다. 2017년 시작돼 3회째를 맞은 연구산업 콘퍼런스의 올해 주제는 연구장비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정부 R&D 예산을 활용해 구축된 연구장비의 약 70%가 미국과 일본, 독일의 3개국 제품이다. 국산은 약 16.5%에 불과하다. 연구장비 해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산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번 콘퍼런스에선 우수한 연구장비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업 사례가 소개됐고, 연구기관별 특화한 연구장비 지원 전략이 공유됐다.
표준과학연구원은 물체 표면의 다양한 입체 형상을 광영상 기술로 분석해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자유곡면 3차원 형상측정기’를 중소기업 넥센서와 함께 상용화했다. 이를 활용하면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전자기판, 차세대 2차전지 표면의 돌출이나 흠집을 초고속 검출할 수 있다. 인공위성이나 무인항공기의 초정밀 광학 부품 형상도 3차원으로 측정 가능하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은 3차원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개발해 스타트업 토모큐브와 시제품을 제작했다. 레이저 빛이 만나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해 입체 정보를 기록하고 재생하는 기술인 홀로그래피는 세포를 염색이나 절단 처리 없이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꼽힌다.
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반도체가 작동할 때 어디서 얼마만큼의 열이 발생하는지를 측정해 영상화할 수 있는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을 개발했다. 이 현미경은 나노스코프시스템즈에 이전돼 세계 처음 상용화했다. 외산 현미경보다 성능(공간분해능)이 10배 우수하면서 가격은 3분의 1 정도다.
지난해 정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공공 R&D 성과가 산업화를 위해 기업으로 얼마나 잘 넘어가는지를 뜻하는 ‘기술이전 효율성’이 1.45%로 미국(3.8%)의 38%에 그친다. GDP(국내총생산) 대비 R&D 투자 비중(4.55%)이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돈만 쓰는 R&D’라는 비판이 계속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R&D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이려면 연구장비를 비롯한 연구재료, 연구관리 등 연구산업 전 분야가 고르게 발전해야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R&D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분업화와 아웃소싱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연구산업 분야별로 전문화한 생태계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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