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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연기에도 한미동맹 이미 깊은 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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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연기에도 한미동맹 이미 깊은 곤경”

입력
2019.11.2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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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미티지ㆍ빅터 차 WP 기고… “주한미군 철수할 수도”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하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2일 청와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하는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에도 이미 한미 간 신뢰는 손상됐고, 동맹관계가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미 전직 당국자들이 강하게 우려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리처드 아미티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3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66년간 이어진 한미동맹이 깊은 곤경에 빠졌다’는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연기 결정은 현명했지만 이미 관계 신뢰가 손상됐다”며 “한국은 소중한 합의를 지렛대로 활용, 미국을 한일 간 경제ㆍ역사적 분쟁에 개입하도록 강제해 동맹을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또 정보협력 중단 위협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는 한미일의 능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한국의 안보이익이 미일의 그것과 잠재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면서 한미관계의 마찰이 가중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위비 분담 협상에서 미측 협상팀이 일찍 자리를 떠난 사실을 거론하며 “동맹 간 균열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드문 사례”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방위비를 5배 더 내라는 미국의 요구가 문재인 정부에 정치적으로 실행 불가능하고 한국이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의 90%를 부담했다면서 미국의 욕심에 대한 한국인의 분노가 주한 미국대사관저 월담 사건에서 분명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도 한미관계의 중요 변수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불구, 중국이 제안한 다자무역협정에 동참하고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인도ㆍ태평양 전략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근거다. 한중 국방장관이 최근 회담을 통해 군사 핫라인 설치 등에 합의한 것도 “한미동맹 약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불길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일련의 한미 간 충돌과 방위비 협상 실패를 구실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감축내지는 철수를 결정할 수 있다며 “이는 일본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까지 충격파를 던지고 미 외교정책의 재앙이며, 미국이 강대국 위상을 중국에 넘겨주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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