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싱가포르 정상회담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싱가포르가 지난해 역사적인 제1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와 세계에 평화와 이정표를 선사해주신 것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 발언에서 “오랜 벗과 같은 총리님과의 정상회담으로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일정을 시작하게 돼 더욱 뜻 깊다”며 “싱가포르가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에 협력해주신 것에 대해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양국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며 “스마트시티,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바이오ㆍ의료 분야에서 실질 협력 방안들이 만들어지길 기대하며 양국의 협력이 아세안 전체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리 총리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양자 관계는 정말 돈독하다. 고위급 관리 교류도 있었고, 인적 교류도 계속 이어졌다”고 화답했다. 또 “양국의 경제관계는 앞으로 더 돈독해질 것으로 믿는다”며 “오늘 회담을 통해 협력의 지평을 넓히고 싶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중과세방지 협정 발효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직접 비준될 수 있길 희망한다”며 “나아가 전반적인 정책 인프라의 협력 틀을 좀 더 업데이트시키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한국ㆍ싱가포르의 자유무역협정(FTA)”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7월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 당시 양국은 상대국에 진출한 양국 국민과 세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안 문안에 합의했고, 올해 5월 관련 개정안에 서명한 바 있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 뒤엔 오찬을 함께하며 양국의 우호관계 증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 인사말에서 “양국은 모두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 수많은 도전을 극복했다. 부지런한 국민들의 힘으로 ‘적도의 기적’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룩했다”며 “서로 닮은 도전의 역사, 또 성취의 경험은 양국 국민의 마음을 더 가깝게 잇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싱가포르가 세계 교역의 중심지로 도약했듯, 4대 강국에 둘러싸인 한국 역시 유라시아 대륙, 태평양과 아세안, 인도를 잇는 교량국가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동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해온 양국이 서로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로 발전해 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리 총리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 한국을 목도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오늘날 한국은 아시아 경제대국일 뿐만 아니라 산업ㆍ디지털 혁신에서도 글로벌 리더”라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싱가포르 관광객이 한국을 찾는다. 저와 아내도 2015년 휴가차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싱가포르 국민들이 한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국은 26일부터 양국간 직항 자유화(현재 각국별 주당 49회 규모→무제한), 양국 항공사가 상대국 여객을 태워 제3국으로 운항(현재 각국별 주당 10회→14회) 등의 방안에 합의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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