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ㆍ보수통합 여부 따라 판 출렁… 이미 공천 부적격자 30명선 “나는 표적 아닐 것” 관망세도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가운데)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전략회의에서 공보실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현역 30% 컷오프(경선 배제)ㆍ최대 50% 물갈이’를 목표로 제시한 전날 총선기획단 발표로 22일 자유한국당 분위기는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 현역 의원들은 ‘역대 최대 물갈이 폭’에 당혹스러워하면서도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 중인 상황을 감안해 반발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통과나 보수통합 여부에 따라 선거 전략이 달라지는 만큼 벌써부터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영남권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의원들 사기 문제도 있는데 굳이 총선이 5개월 넘게 남은 시점에 (이르게) 발표했어야 했느냐”면서도 “어차피 내달 초에 선거법 통과 여부나 보수 통합 문제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에 올라간 선거법이 그대로 통과되면 지역구가 현행 253석에서 225석으로 축소되기 때문에 셈법이 복잡해져 어차피 총선 전략을 새로 짜야 한다는 의미다. 바른미래당 유승민계나 우리공화당과의 통합이 현실화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당 쇄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크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분위기도 아니다. 한 재선 의원은 “황 대표가 단식 중이라 분위기가 엄숙해서인지 의원들 간에도 대놓고 불만을 털어놓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다만 한국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선 지역구 의원 91명 중에 30명 정도(3분의 1)는 날릴 수 있다고 본다. 결국은 얼마나 공정하고 납득 가능한 룰을 만드느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지역구 의원 3분의 1에게 경선 기회도 주지 않고, 현역 의원 절반을 물갈이한다는 것은 수치로만 보면 역대 최대치다. 2012년 19대 총선에선 ‘컷오프 25%’를 기준으로 공천을 했으며, 결과적으로 현역 의원 41.7%를 교체했다. 20대 총선에서는 컷오프 목표치 제시 없이, 현역 의원 23.8%가 공천장을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상당수 의원들이 관망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지역구 현역 의원 가운데 공천 부적격으로 분류되는 재판ㆍ수사 대상, 고령ㆍ다선, 막말 등 논란에 휩싸인 의원들이 상당수 있는 상황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천 부적격자와 함께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선언할 가능성이 있는 의원을 합치면 이미 30명(컷오프 대상 인원) 가까이 채울 수 있어 자신들은 표적이 안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지역구 의원 7명이 재판 중이고, 70대 이상 고령도 7명이나 된다. 세월호나 5ㆍ18 민주화운동 폄훼 등 막말 논란에 휩싸인 이들도 적지 않다.

총선기획단 총괄팀장인 이진복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그 어떤 역대 공천보다도 현역 교체율이 높아야 ‘한국당이 변하고 있구나’하고 국민들이 느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역대 최대 물갈이 폭의) 인적 쇄신 기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천 기준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어떻게 하면 정량적이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담아낼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며 △의정활동 내용 △본회의 참석률 △당 지지율과 의원 개인 지지율 격차 △막말 논란 등이 포함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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