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션1 ‘한ㆍ아세안, 협력을 넘어 경제공동체로’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 코라시아 포럼’의 세션I ‘한·아세안, 협력을 넘어 경제공동체로’에서 패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 주최로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9 코라시아 포럼’ 첫번째 세션 ‘한ㆍ아세안, 협력을 넘어 경제공동체로’ 토론회에서는 한국과 아세안 국가들이 경제 협력을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의 주요 축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개방형 지역주의’ 기반의 동반성장이 필요한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비관세 장벽 완화, 자유무역협정(FTA) 활용률 제고, 문화적 거리를 좁히는 사람 중심의 협력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경제성장 경험 등을 적극 활용하는 등 ‘아세안+3(한국ㆍ중국ㆍ일본)’ 국가 중 일본, 중국과 차별화한 전략이 한국에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토론은 이충열 고려대 경제통계학부 교수의 사회로 와차랏 리라왓 태국 메콩연구소 소장, 허경욱 한국 브레이튼우즈 클럽 회장, 루히맛 소라코소마 유엔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동남아 본부장, 레딘띤 베트남 국립외교원 외교전략문제연구소장이 참여해 진행됐다.

주제 토론 사회를 맡은 이충열 고려대 경제통계학부 교수. 홍인기 기자

이충열 교수(사회)=1967년 동남아 국제기구로 창설한 아세안은 이후 눈부신 경제 발전을 보여줬다. 앞으로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해결해야 할 경제분야 도전 과제는 어떤 것이 있나.

와차랏 소장=경제 공동체를 달성하겠다는 보다 강력한 의지 아래 비관세장벽 완화 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국ㆍ아세안 FTA 활용률이 여타 FTA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인 것도 개선해야 한다. FTA 활용률이 낮으니 실질적으로 누리는 혜택도 상당히 낮다. 중소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FTA를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허경욱 회장=중간소득국의 함정이 있다. 여기에서 빠져 나오려면 중간소득국에 노동이나 자본을 투입하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 생산성을 높여줘야 한다. 한국과 아세안은 모두 수출 의존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개방된 지역주의가 중요하다. 안정된 아시아 시장을 기반으로 아세안과 한국 이외 지역에도 개방주의로 접근해 미중 무역분쟁에 휘말린 세계 시장에서 균형자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성장해야 한다. 금융시장 안정화로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력도 높일 필요가 있다.

루히맛 소라코소마 UNESCAP 동남아시아본부 본부장. 홍인기 기자

루히맛 본부장=이전까지는 한국과 아세안 사이의 협력에 집중했지만 전 세계가 중요한 교역 상대 국가란 것을 잊어선 안 된다. 내부지향이 아니라 외부지향을 추구해 경제 강대국도 교역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의 협력을 넘어서 시민사회 등 민간이 참여해 공동체 결속력을 높이려는 인간 중심의 협력도 이뤄져야 한다.

이 교수=한국과 아세안은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협력 관계가 아주 빠르게 발전했다.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대비해야 하는 문제도 분명 있을 것이다.

허경욱 한국 브레튼우즈 클럽 회장. 홍인기 기자

허 회장=공급자 중심의 접근 방식은 항상 위험하다. 한국은 수요자 관점에서 현지화에 각별히 신경 쓰면서 협력해야 한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는 것도 큰 단점이다. 무엇보다 상업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사람의 영역을 무시해선 안 된다. 많은 아세안 국가 주민들이 한국 이주 근로자로 활동 중인데 이들에 대한 처우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람 중심의 우호적 관계를 수립할 수 없다. 아세안 입장에서 요구하는 기술이전, 현지 콘텐츠 구매 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아세안과 한국이 함께 부가가치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공동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

레딘띤 베트남 국립외교원 외교전략문제연구소 소장. 홍인기 기자

레딘띤 소장=아세안 국가간, 국가 내의 발전 격차를 줄여야 한다. FTA도 마련돼 있고 경제적 통합, 투자도 추진되고 있지만 사회안전망이 취약하다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형평성 문제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많은 아세안 국가들이 한국으로부터 더 많은 기술이전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 제조업체 등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 교수=한국은 ‘아세안+3’에서 중국, 일본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막대한 투자를 집행하고 있고 일본은 미국과 함께 인도ㆍ태평양전략으로 공략 중이다. 주변국에 비하면 작은 나라인 한국은 어떤 전략을 수행해야 하는가.

레딘띤 소장=한국이 2017년 발표한 신남방정책을 매우 높게 평가한다. 이를 실제 추진하려면 한국이 연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현지 노동자들을 위한 직업 훈련 등 역량을 구축해 주는 방식의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은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확보하고 있고 경제 개발도 선두국가다. 아세안 국가들에 글로벌 표준을 보여주는 역할도 필요하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한국이 규범에 근거한 다자주의를 추진해 준다면 한국과 아세안 모두에게 혜택으로 돌아올 것이다.

와차랏 리라왓 메콩연구소 소장. 홍인기 기자

와차랏 소장=한국은 아세안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지만 현지 노동력의 숙련도 문제가 있다.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적 역량이 갖춰져야 한국 투자자들이나 투자를 받는 국가 입장에서도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업훈련 등 노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함께 만들 필요가 있다.

허 회장=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하게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 경제 강대국으로 성장한 국가다. 아세안 국가들은 한국의 기술 개발 경험과 개발에 대한 지식 공유를 원한다. 일본은 기술 이전에 소극적이고, 중국은 공격적으로 국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한국은 비교적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다.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이 균형을 잡으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루히맛 본부장=한국은 특히 스마트시티 등 ICT 분야에서 전문성이 높기 때문에 분명히 큰 기여가 가능하다. 중국, 일본과 함께 삼각 협력 구도를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현지에 기술 역량을 구축해 주고, 기술을 이전해 주는 것 외에도 삼각 협력 구도를 강화할 수 있는 힘이 한국에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세션1 ‘한ㆍ아세안, 협력을 넘어 경제공동체로’ 패널

△이충열 고려대 경제통계학부 교수

한국동남아학회 부회장, 고려대 경상대학장 및 공공정책대학장 등을 거친 뒤 현재 한국동남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루히맛 소라코소마 UNESCAP 동남아시아본부장

아세안 사무국에서 경제협력부 차장으로 일했으며, 캐나다 무역 및 투자 시설부 지사장을 거쳐 UNESCAP 동남아시아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오리건대를 졸업한 뒤 미주리 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허경욱 한국 브레튼우즈 클럽 회장

국제기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의 모임인 한국 브레튼우즈 클럽을 이끌고 있는 국제금융 전문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 출신으로 ‘아세안+3(한국ㆍ중국ㆍ일본)’ 역내 거시경제조사기구인 AMRO 자문위원 등을 거쳤다.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와차랏 리라왓 메콩연구소 소장

메콩 경제권 연구에 관한 최고 전문가다. 태국 출라롱콘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뒤 미국 캔사스대에서 경제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무역개발원 부국장도 지냈다.

△레딘띤 베트남 국립외교원 외교전략문제연구소장

베트남을 대표하는 외교 전문가로 베트남 외교부, 워싱턴 DC 주재 베트남 대사, 비엔 동 해양연구소 소장, 외교정책 전략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했다. 베트남 외교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