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지지자들이 21일 이스라엘 검찰의 네탸나후 총리 뇌물죄 기소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부패 혐의로 이스라엘 검찰에 기소됐다. 연정 구성 실패에 따른 정치적 타격에 이어 악재가 겹쳤다. 이스라엘 역사상 현직 총리가 범죄 혐의로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이스라엘 검찰은 21일(현지시간) 네타냐후 총리를 뇌물수수와 배임 및 사기 등 3건의 비리 혐의를 이유로 기소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검찰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대형 통신업체 베제크의 대주주이자 뉴스 사이트 ‘왈라’의 소유자인 샤울 엘로비치를 상대로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써 달라고 청탁하면서 베제크에 유리한 정책을 추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5억2,000만달러(약 6,124억원) 규모의 이권을 안겨 주는 대가로 베제크가 운영하는 뉴스 웹사이트에서 2015년 총선을 앞두고 자신에게 우호적인 기사 수백 건을 싣도록 한 것이다. 또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 발행인과 뒷거래를 하거나 사업가로부터 샴페인과 시가 등 약 26만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이스라엘 검찰총장은 “법 집행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나 좌우 이념의 문제도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기소장을 함께 공개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네타냐후 총리의 유죄가 확정된다면 뇌물죄는 최장 10년, 사기 및 배임죄는 최대 3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반박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검찰의 기소 발표 직후 방송 연설을 통해 검찰의 기소가 정치적 음모에서 비롯된 “사실상 쿠데타”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수사관들이 오히려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총리직에서 사퇴하지 않겠다”고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 등 우파동맹은 네타냐후 지지를 재확인했지만 좌파 및 아랍계 정당은 “사법부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네타냐후 총리의 사임을 요구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TI)은 “현직 총리가 기소된다고 해도 총리직에서 반드시 물러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도했지만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TI는 네타냐후 총리가 국회의원 자격으로 가지고 있는 면책특권을 행사하도록 의회에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치적 교착 상태 때문에 네타냐후 총리가 법정에 서기에는 수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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