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력 불구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상시 제한 관련법 국회 계류
경기ㆍ인천 조례 발의조차 안 돼 수도권 통합 시행 안갯속
서울시가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미세먼지 시즌제’를 시행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이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집중되는 시기 특단의 대책으로 미세먼지로부터 시민들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겠다는 목표지만 관련법이 국회 계류 중이고 경기ㆍ인천은 조례 발의가 안 돼 있어 수도권 전체 시즌제 시행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이다.
서울시는 5등급 차량 시영주차장 주차 요금 할증 등을 포함한 미세먼지 시즌제를 다음달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미세먼지 농도가 이미 높아진 후 사후적으로 취해지는 ‘비상저감조치’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으로 정부가 지난 1일 심의‧의결한 특별대책(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대응 특별대책)의 대한 지자체 차원에서의 첫 구체적 실행방안이다. 서울시는 시즌제를 통해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 20% 감축이 목표다.
최근 3년 간 초미세먼지 고농도(50㎍/㎥) 발생일수 72%가 12월~3월에 집중됐다. 특히, 올해 3월 1일부터 수도권에 고농도 비상저감조치가 7일 연속 시행됐음에도 일 평균 농도 최고치(135㎍/㎥)를 기록하는 등 사후조치의 한계를 드러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3대 발생원 중 하나인 수송(교통)부문 대책으로 다음달 1일부터 서울 시내 모든 행정‧공공기관 1,051개소의 관용차량과 근무자 차량에 대해 상시 ‘차량 2부제’를 적용한다. 시즌제 기간 중 차량 이용을 줄이기 위해 주차요금 할증제도 새롭게 시작한다. 서울 전역의 시영주차장(108곳)에서 5등급 차량에 대해 주차요금을 50%, 녹색교통지역 내 시영주차장(24곳)은 모든 차량에 25%(5등급 차량은 50%)의 주차요금을 더 받는다. 내년 1월부터 시행이다. 수송은 서울 지역 초미세먼지 배출원의 25%를 차지한다.
미세먼지 발생원의 39%를 차지하는 난방 부문 절감을 위해 ‘에코마일리지 특별포인트’를 새롭게 도입하고, 연간 2,000TOE(석유 1톤을 연소했을 때 발생하는 열량) 이상을 사용하는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적정 난방온도 준수를 위한 점검과 컨설팅을 강화한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 관리‧점검도 강화한다. 시즌제 기간 시‧구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시민감시단(자치구별 2명)과 함께 서울 시내 총 4,000여개 사업장과 공사장을 전수 점검한다. 또한 시즌제 효과를 높이기 위한 지원 대책의 일환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미세먼지 민감군이 이용하는 시설이 집중된 지역을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책의 핵심인 5등급 차량 상시 제한은 국회에 미세먼지특별법이 계류 중이라 시즌제 기간 내 시행이 불투명하다. 동일한 대기 권역인 경기, 인천은 아직 조례안이 발의되지 않는 등 만반의 대비 중인 서울시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 하는 실정이다. 서울시는 이번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다음달 10일 이전에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으면 시의회에서 미세먼지 조례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경기, 인천과 신속한 협의를 완료해 일부 기간이라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상훈 서울시 환경정책과장은 “개정안이 무쟁정 법안인 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 의지를 피력하는 등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며 “법안 처리 후 필요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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