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트럼프 요구한 ‘마이너스 금리’에 부정적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임명할 당시인 2017년 11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악수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지난달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도, 무역분쟁 등 대외 위험이 다소 완화되면서 경기 상황이 나아질 거라 조심스럽게 낙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러한 낙관론의 주요 근거였던 미중 무역협상 합의 전망이 최근 부쩍 어두워지면서 시장은 연준이 내년에 다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20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0월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참석자 대부분은 앞으로의 경기 전망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근거로는 미국의 낮은 실업률과 이에 힘입어 꾸준히 늘고 있는 소비, 그리고 대외 위험도 완화를 들었다. 회의가 진행된 10월 말 당시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 1차적으로 합의하고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 결행을 연기하는 등 불확실성이 완화된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연준위원은 “중대한 경기 둔화 신호가 보이지 않는 한 당분간 추가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마이너스 기준금리’에 대한 연준의 분위기는 완전히 부정적이었다. 연준 위원들은 “유로존ㆍ일본 등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채택한 국가들과 미국은 금융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해외 사례에 비춰서 마이너스 금리가 미국에도 효과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일부 위원은 마이너스 금리를 택한 국가들이 분명한 효과를 봤는지조차 의문이라는 의견을 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만나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의사록을 보면 연준은 7~10월 세 차례 인하를 끝으로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연 1.50~1.75%)으로 유지할 뜻을 비치고 있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하를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내년 6월까지 연준이 최소 1회(0.25%포인트) 이상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51%로 보고 있다. 내년 말까지 0.50%포인트 이상 금리를 낮출 확률도 35%까지 올라왔다.

국내외 금융사들은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최근 다시 커진 것이 연준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은 “미국 정부가 12월15일 예고된 대중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연준은 내년 상반기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ING그룹은 “미중 무역합의가 달성되더라도 실질적으로 관세 일부가 철회되지 않으면 제조업 부문이 회복할 가능성도 낮아진다”며 “경기 둔화 추세가 계속되면 연준도 추가 완화책을 구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내년 중 최소 2회 금리 인하를 예측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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