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사업소득 역대 최대폭 감소] 
 중산층 머물던 자영업자 상당수 소득 하위 20% 계층으로 떨어져 
 저소득층 근로자는 정부 일자리 사업 덕 상위 계층 이동 늘어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이 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 부문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불경기로 자영업 불황이 심화하면서 올해 3분기 국내 가계의 사업소득이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그 결과 중산층에 머물던 자영업자들이 대거 소득 하위 20%(1분위) 계층으로 떨어지면서, 1분위 안에선 오히려 사업소득이 급증하는 역설적인 상황도 벌어졌다. 반면 1분위에 머물던 근로소득자는 상당수가 2,3분위로 상승하며 ‘월급쟁이보다 못 버는 가게 사장님’이 많아지고 있다.

 ◇불황에 자영업 소득 직격탄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7~9월 가구당 월평균 사업소득(87만9,800원)은 1년 전보다 4.9%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16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반면 근로소득(4.8%)과 이전소득(8.6%) 증가 덕분에 가계의 전체 소득은 작년보다 2.7% 증가한 487만7,000원으로 집계됐다.

사업소득이 줄면서 저소득층으로 내려앉는 자영업자가 크게 늘었다. 그 영향으로 3분기 소득 1분위와 2분위(하위 20~40%) 가구 사업소득은 각각 11.3%, 15.4%씩 증가했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자영업자들이 낮은 소득 분위로 이동하거나 무직가구가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소득 상위 40~100%에 해당하는 3분위(-0.8%) 4분위(-10.0%) 5분위(-12.6%)의 사업소득은 모두 감소했다.

사업소득 증감률. 그래픽=신동준 기자
3분기 가구 월평균 소득. 그래픽=신동준 기자

1분위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9%에서 16.5%로 늘었다.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소득이 늘어난 게 아니라 3~5분위 자영업자가 1~2분위로 떨어져 각 소득계층의 직업 분포가 바뀐 결과다. 반대로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 등으로 소득이 늘어난 저소득층 근로자들은 상위 소득계층으로 이동했다. 근로자 가구가 1분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6%포인트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1분위 근로소득은 전년보다 6.5% 줄었다.

 ◇최악 소득격차는 다소 완화 

이처럼 사업소득 감소가 상위 소득계층에 집중되고,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의 일자리, 보조금 지원이 겹치면서 최악으로 치닫던 소득격차는 3분기 들어 다소 완화됐다. 처분가능소득 기준 상위 20% 소득을 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3분기 5.37배로 역대 최악이었던 작년 3분기(5.52배)보다 0.15배포인트 감소했다.

3분기 기준 5분위 배율이 감소한 것은 4년 만이다. 특히 1분위의 경우 정부가 올해 실시한 기초연금 인상, 근로ㆍ자녀장려금 제도 확대 개편에 따라 이전소득이 11.4%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합한 고용소득은 지난해보다 1% 줄었지만, 전체 소득은 오히려 4.3% 늘어날 수 있었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효과” 자평 

3분기 소득격차가 감소하자 청와대와 정부는 한껏 고무됐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 정책 성과가 분명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 평가했다”고 전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의 효과가 3분기에 본격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태기 단국대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 소득이 떨어지고 있는데 정부 대책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저소득층 소득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만하지만 정부 지출로 소득을 떠받치는 게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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