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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저격... 불평등 은폐하는 강남좌파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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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저격... 불평등 은폐하는 강남좌파가 문제다

입력
2019.11.21 17:3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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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011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오히려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강남좌파, 영남좌파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남좌파’는 학력과 소득은 높으면서 정치적, 이념적으로는 좌파 성향을 띤 사람을 말한다. 조 전 장관은 진보의 토대를 넓혀 나가기 위해 강남’좌파’의 필요성을 역설했을 것이다. 그러나 조국 사태를 겪으며 그는 진보의 가치를 위선적으로 이용한 기득권, ‘강남’ 좌파였음이 드러났을 뿐이다.

2011년 ‘강남 좌파: 민주화 이후의 엘리트주의’라는 책으로 ‘강남좌파’란 용어를 공론의 장으로 끄집어냈던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강남좌파2’를 들고 나왔다. 책은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 용도를 넘어 한국 사회 전체의 불평등 문제를 이해하는 틀로 강남좌파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그동안 강남좌파는 상위 1% 계급에 문제가 있다는 ‘1% 대 99% 사회’ 프레임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강 교수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는 꼼수이자, 불평등 문제를 은폐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한다. 강남좌파가 ‘20%대 80%사회’를 꺼내지 않는 건, 상위 20%에 속하는 자기 진영 내부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강남좌파가 외치는 진보는 기득권 유지를 전제로 한 ‘진보 코스프레’라고 진단한다.

“우리는 단지 편리하고 부담이 없다는 이유로 1% 대 99% 사회’ 프레임에 빠져 존재하지도 않은 답을 찾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오히려 불평등을 키우고 있다.” 그 어떤 계층도 ‘양보’ 없이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국 사태로 진정성에 타격을 입은 강남좌파가 명예회복에 나서고 싶다면, 1%보다 먼저 양보를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 19%가 스스로 양보하거나 양보를 강요당하는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1% 개혁도 가능해진다는 것을 모를 리 없지 않나.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강남좌파

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발행ㆍ188쪽ㆍ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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