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구독자 80만 등 유명세에 ‘악플 경계령’ 
 전문가 “열등감 해소하려는 심리” 
EBS '자이언트 펭TV' 펭수. EBS 제공

요새 대한민국의 ‘대세’를 꼽으라면 키 210㎝의 거대 펭귄, 펭수를 뺄 수 없겠죠. 남극에서 온 열 살짜리 펭귄 펭수는 지난 4월 EBS 소속 연습생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후 21일 유튜브 구독자 수만 80만명을 넘기는 등 그야말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깊어지기 때문일까요. 인기가 높아지면서 펭수 역시 무차별적인 ‘악성 댓글(악플)’에 시달리게 됐다는데요. 도대체 사람도 아닌 펭귄에게 어째서 악플이 쏟아지는 걸까요.

 ◇”네가 뭔데” 쏟아지는 악성ㆍ혐오표현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펭수에 대해 단순한 호불호를 나타내는 수준에서 벗어난 무분별한 악플이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최근 그가 수험생을 위한 EBS 문제집 표지 모델로 발탁됐다는 소식과 맞물려 “적절치 않다” “보기 싫다”는 취지로 욕설과 함께 거친 단어로 펭수를 비난하거나 조롱하는 글이 대거 쏟아졌죠.

펭수 역시 이 같은 악플에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스타는 외로워’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자신을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것이라는 의미의 속어)’이라고 칭하는 악플에 상처받아 눈물을 터뜨리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EBS 연습생 신분의 펭귄 '펭수'를 향한 악플을 지적하는 누리꾼들. 트위터 캡처

이 같은 악플은 비단 펭수에게만 향한 것은 아닙니다. 과거 온라인 등을 통해 유명세를 얻었던 동물들은 무슨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어김없이 비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지난해 태어나자마자 농수로에 빠져 지금의 주인집 앞까지 떠내려 온 ‘짠한 사연’으로 널리 알려진 강아지 ‘짱절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절미뿐 아니라 그의 주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근거 없이 트집잡는 댓글이 끈질기게 달리곤 했죠.

또 다른 ‘스타’ 반려견이나 반려묘 역시 “동물 팔아 장사한다”는 근거 없는 악플에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한 반려인은 지난달 자신의 SNS를 통해 “’동물 데려다 학대해 돈 버는 개 팔이'라는 욕을 들어야 했다”며 도 넘은 댓글을 고소한 사실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유명인 향한 악플로 ‘심리보상’ 얻는 악플러들? 
EBS 펭귄 캐릭터 펭수가 지난달 26일 부산 반디앤루니스에서 팬사인회를 진행하고 있다. EBS 제공

전문가들은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을 넘어 캐릭터와 동물에게도 쏟아지는 무분별한 악플에는 자기만족과 이들에 대한 ‘열등감’을 해소하려는 심리가 도사리고 있다고 봤습니다.

인간이 추구하는 심리적 보상에는 칭찬이나 인정 등 긍정적 심리보상과 혼란과 무질서, 두려움 등 부정적 심리보상이 있는데, 악플러들은 부정적 심리보상을 통해 자기만족을 추구한다는 겁니다. 박한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신경인류학자)는 “현실 세계에서 이런 반사회적 행동은 집단 속에서 제지되지만, 인터넷에서는 익명성을 통해 무제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악플을 다는 사람들은 자신의 비관적인 상황과 인기를 얻는 상대를 비교하다가 결국은 악플을 달게 된다”며 “이런 방법으로 자존감을 지키려는 것도 (악플을 다는 데) 한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어요. 아무리 본인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서라지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일까요.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공감은 비로그인 상태에서도 가능합니다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