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8일 영국 버킹엄 궁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왼쪽)의 생일을 기념하는 퍼레이드를 관람하고 있는 앤드루 왕자. 런던=EPA 연합뉴스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소개한 10대와 성관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앤드루 영국 왕자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이를 전면 부정했지만 사태가 되레 악화하자 결국 모든 공무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며칠간 나와 엡스타인의 이전 관계가 왕실 및 많은 자선단체에 의해 진행되는 소중한 일들에 큰 지장을 초래했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며 “이에 여왕께 모든 공무에서 물러나겠다고 요청했고 허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앤드루 왕자는 향후 성추문과 관련된 조사에도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어떠한 법 집행기관의 조사에도 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결정이 임시 조치인지 영구적인 결정인지는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6일 앤드루 왕자는 BBC 방송의 ‘뉴스나이트’에 출연해 미성년자 성매매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올해 8월 미국에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엡스타인의 아동 성범죄 피해자인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는 2001~2002년 그의 지시로 앤드루 왕자와 성관계를 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앤드루 왕자는 “의혹이 제기된 날 딸과 피자집에 갔다”며 주프레와 함께 찍힌 사진에 대해서도 “옷차림이 평소와 다르다”는 석연치 않은 해명을 내놨고, 이후 더 큰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방송 직후인 지난 18일 회계법인 KPMG는 “부정적 언론 보도” 등의 이유로 앤드루 왕자의 창업 지원 프로젝트인 ‘피치@팰리스’ 후원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그와 협력해온 다른 기업과 민간단체들도 연쇄적으로 후원 중단을 선언하거나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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