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알면서 방송서 두둔” vs “키즈프로 존재 확인, 캠프 봉사 했을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표창장 조작 의혹이 진중권-장경욱 두 동양대 교수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20일 장경욱 동양대 교수는 “학교 측이나 진중권 교수는 2012년 여름 당시 영어 봉사 프로그램 자체가 없었다고 하는데, 조사해보니 그때 ‘영어 키즈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조 전 장관 딸이 봉사활동을 했다면 이 곳에서 했을 것이라 본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8일 진중권 교수는 페이스북에다 올린 글을 통해 장 교수를 ‘J교수’라 지칭하며 “표창장이 위조임을 알면서도 언론에 나가 정경심 교수를 두둔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검찰은 조 전 장관 딸의 표창장에 기재되어 있는 '인문학영재프로그램'의 ‘영어 에세이’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의 진술, 2012년 당시에는 영어 에세이 강의 자체가 수강생 미달로 아예 폐강됐다는 사실 등을 확인, 딸의 표창장이 위조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장 교수는 “최근 ‘영어 키즈 프로그램’을 맡았던 외국인 강사를 찾아내 2012년 당시 정경심 교수와 주고받았던 이 메일을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2012년에 영어 에세이 수업은 없었지만 정경심 교수가 원장이던 어학교육원에서 중ㆍ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캠프가 열렸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동양대 자체 진상조사에서도 “2012년 입학처장이었던 K교수가 ‘2012년 여름 정경심 교수 딸을 여러 차례 봤다’거나 ‘정경심 교수가 딸이 고생하니 표창장을 주면 어떻겠느냐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K교수 등은 정경심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의향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 교수의 이런 주장들이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위조 의혹을 뒤집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장 교수의 주장은 진 교수가 장 교수를 겨냥해 위조 사실을 알고도 거짓말을 했으니 “윤리적으로 몹시 비난한다”는 등 격하게 비판한 데 대한 반론 성격이 짙다.
장 교수는 “(정경심 교수가) 표창장을 신청하려다 보니까 봉사기간을 길게 잡아야 했고, 여름에만 열린 영어 키즈캠프가 아니라 인문학영재프로그램을 기재한 게 아닌가 하는 말이 교수들 사이에서 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위가 어쨌건 사실과 다른 표창장이 발급됐다면 위조라 볼 수 밖에 없다. 또 정경심 교수의 딸이 영어캠프에 실제 참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장 교수는 “외국인 강사에게 물어봤는데 오래 전 일이라 기억하지 못한다는 대답을 들었다”고만 말했다.
정경심 교수는 딸이 2010년 12월 1일부터 2012년 9월 7일까지 동양대 인문학영재프로그램 튜터로 참석한 것처럼 가짜 표창장을 만들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서류로 제출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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