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정부 시위로 휴교에 들어갔던 각급 학교들이 수업을 재개하면서 20일 어린이들이 통학버스에서 내려 학교로 들어가고 있다.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반정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교육 여건이 뛰어난 홍콩 학교로 자녀를 통학시켰던 중국 본토 부모들이 교육 대안을 찾는 데 분주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 지역에서 홍콩으로 통학하던 중국 본토 학생들이 빠른 속도로 선전 학교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20일 전했다. 홍콩의 높은 교육 수준은 도시의 역동성에 기여한 요인으로, 이 같은 홍콩의 교육 현장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신문에 따르면 경찰에 체포된 시위대 중 11세 어린이가 포함되는 등 10대는 이번 홍콩 시위의 주역이다. 홍콩 경찰에 따르면 6월 9일부터 11월 7일 사이 벌어진 시위로 체포된 3,440명 중 16세 이하는 208명(6%)에 이른다. 따라서 중국 부모들은 교육 현장이 정치화하는 것을 걱정한다. 선전에 거주하는 레베카 웬은 지난 3년 간 아들을 홍콩 유치원에 보냈고 홍콩 타이포에 있는 최고 수준의 초등학교 입학이 예정돼 있었지만 아들을 선전의 기숙학교에 보내기로 했다고 SCMP에 밝혔다. “중국에 대한 편견이 있는 교사들이 가르칠까 걱정스럽다”는 이유에서다.

1980년대부터 중국 본토 출신과 홍콩 시민의 결혼이 늘면서 이처럼 선전에서 홍콩으로 통학하는 학생은 약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 당국은 홍콩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본토에 거주해도 홍콩 학교에 다닐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이를 도시의 높은 교육 수준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지난해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15~24세를 대상으로 한 전 세계 50개국교육 경쟁력 조사에서 홍콩이 15위, 중국 본토가 39위라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 본토 부모들이 홍콩의 교육을 꺼리게 된 이유는 복합적이다. 중국 본토 출신인 자녀들이 반중 정서의 홍콩 학생과 교사들의 시위 참여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가 첫 번째 이유다. 이들은 또 교사들이 편향된 정치 성향을 아이들에게 주입시킬 것을 걱정하고 있다. 홍콩 교육당국에 따르면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 사이에 시위와 관련된 교사 행동에 대한 불만은 58건 접수됐다.

시위로 인한 사회 불안이 촉매 역할을 했지만 학부모들이 중국 본토 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자녀의 진로 문제 등 근본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제임스 성 랩쿵 홍콩 시립대 교수는 “중국 본토에 더 큰 직업 시장이 있고 지난 20년 간 많은 사립학교와 국제학교가 설립되는 등 교육의 질도 크게 개선됐다”고 SCMP에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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