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고액ㆍ상습 체납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전직 대통령 전두환(88)씨가 억대 지방세를 내지 않아 4년 연속 고액ㆍ상습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오문철(65)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3년 연속 체납액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20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1,000만원 이상 고액ㆍ상습 지방세 체납자 명단에 따르면 전씨는 9억2,000만원을 체납한 상태다. 지난해 명단이 공개됐을 때(8억8,000만원)보다 약 4,000만원 늘었다. 전씨의 처남 이창석(68)씨와 동생 경환(70)씨도 각각 6억6,700만원과 4억2,200만원을 체납했다. 김우중(83) 전 대우그룹 회장도 35억1,000만원을 내지 않아 2년째 체납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지방세 체납자는 9,067명으로 4,764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평균 체납액은 5,200만원이다. 기존 체납자(6만3,533명)를 포함해 1년 이상 체납한 자 중 6개월 이상 소명기회를 줬음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납부하지 않은 개인ㆍ법인 사업자가 공개 대상이다.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 체납자가 4,840명(체납액 2,775억원, 58.2%)으로 전체의 53.4%를 차지했다. 체납액으로 보면 1,000만~3,000만원 구간 체납자가 5,389명으로 가장 많았다. 10억원을 넘는 체납자는 26명으로, 체납액만 576억1,500만원에 달했다. 연령은 50대가 35.6%로 가장 많았다.

신규 공개 체납자를 포함한 전체 체납자 중에서는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가 138억4,500만원을 내지 않아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3년 연속 개인 전국 1위다. 이어 디스플레이 소재 업체인 SSCP의 오정현(48) 전 대표(체납액 103억6,800만원), 조동만(58) 전 한솔그룹 부회장(체납액 83억5,200만원) 등이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법인은 과거 용산 역세권 개발 시행사였던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주식회사가 552억1,400만원의 재산세를 내지 않아 고액체납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효성도시개발(체납액 192억3,800만원), 지에스건설(체납액 167만3,500만원, GS건설과는 다른 법인), 삼화디엔씨(체납액 144억1,600만원) 순이었다. 불법 다단계 판매 사기 행각을 벌인 주수도씨가 세운 제이유개발(체납액 113억2,200만원)과 제이유네트워크(체납액 109억4,700만원)도 각각 5위와 7위를 차지했다.

신규 공개된 체납자 중 가장 많은 지방세를 내지 않은 사람은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자로 알려진 홍영철(47)씨로 44억2,600만원을 체납했다. 이어 서울의 정승일(60)씨가 27억9,500만원, 경기의 김한기(57)씨가 27억500만원을 내지 않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인 중에서는 케이비부동산신탁주식회사가 78억6,400만원을 체납해 액수가 가장 컸다. 코레드하우징(체납액 67억1,700만원)과 ‘청담동 주식부자’로 불리다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복역 중인 이희진씨가 소유한 지에이인베스트먼트(체납액 33억1,200만원)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부터 공개되기 시작한 과징금ㆍ이행강제금 등 지방세외수입금 고액 체납자 명단에서 개인 1위는 13억2,800만원을 내지 않은 권순임(63)씨로 나타났다. 법인은 신보에이치앤씨가 광역교통시설부담금 41억6,600만원을 체납해 가장 많았다. 지방세외수입금 체납자는 704명(체납액 510억원)이었다.

체납자 명단은 행정안전부, 각 지자체, 위택스(wetax.go.kr)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지도 검색으로 특정 지역의 체납자 현황을 볼 수 있다. 공개 대상자가 체납액을 납부하면 실시간으로 명단에서 빼준다. 소송 등 불복 청구 중인 경우도 명단에서 제외된다.

서울시는 체납자 명단 공개에 그치지 않고, 고의로 납세를 회피하는 이들을 상대로 가택 수색과 동산 압류를 하는 한편 신용정보 제공, 출국 금지, 검찰 고발, 관허사업 제한 등 제재를 강화할 방침이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고액ㆍ상습체납자 명단 공개를 통해 지방세와 지방세외수입의 자진 납부를 유도하고, 성실 납세자가 존경 받는 성숙한 납세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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