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난데없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 뭘 어쩌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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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난데없는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 뭘 어쩌자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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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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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오후 청와대 앞에서 국정 대전환을 촉구하는 단식 투쟁을 시작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0일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여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강행 처리와 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총체적 국정 실패’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라고 한다. 청와대가 18일 황 대표의 여야 영수회담 제안을 거부한 것도 단식 돌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절체절명의 국가 위기를 막기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쇄신 요구가 빗발치는 시점에 난데없이 단식 투쟁에 나선 것을 좀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도부 용퇴론 등 당내 리더십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꼼수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황 대표는 ‘조국 사태’ 이후 반짝 지지율에 취해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 친박계 중심의 총선기획단 구성 등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로 계파 갈등만 증폭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3선의 김세연 의원이 과감한 인적 쇄신을 요구했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현 체제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당이 여성ㆍ청년 대표를 총선기획단에 포진시키며 외연 확장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황 대표는 취임 이후 실정은 비판하되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합리적 대안정당을 포기한 채 강경투쟁으로 일관했다. 9월에도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겠다며 삭발 및 장외투쟁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패스트트랙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선거법 개정안은 여야 4당이 국회법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국회에서 토론과 합의를 통해 한국당 의견을 반영해야지, 장외에서 삭발과 단식 등 극한투쟁을 한다고 해결될 성질이 아니다.

한국당은 국정농단에 대한 참회와 반성을 토대로 보수의 새로운 가치를 정립해야 할 책무가 있다. 하지만 자기 밥그릇 지키기에 급급한 영남과 친박계 의원들 중심으로 퇴행적 정쟁에만 매달려 왔다. 여론조사에서 ‘혐오정당 1위’를 꿋꿋이 지키는 배경일 게다. 황 대표는 당장 단식 농성을 접고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당 해체 수준의 혁신을 하지 않고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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