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아파트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던 일가족 등 4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됐다.
20일 인천 계양경찰서와 계양구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39분쯤 인천 계양구 한 임대아파트에서 A(49)씨와 아들(24)과 딸(20), 딸의 친구(19)가 함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A씨는 지난해 10월 실직해 긴급생계비를 지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임대아파트 관리비는 꼬박꼬박 납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계양구 관계자는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는 아니지만 임대아파트 임대료를 지원 받는 주거급여 대상자”라며 “몇 년 전 저소득 한부모 가정 자격으로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에 입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A씨는 몇 년 전 이혼한 뒤 자녀와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바리스타 일을 하다 손 떨림 증상으로 실직한 후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긴급복지 지원금으로 매달 95만원을 받았다. 최근까지도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했고, 숨진 아들도 무직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딸은 대학을 휴학 중인 상태였다. 딸의 친구는 수개월 전부터 A집에 머물러온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연락을 받고 찾아왔는데 문이 잠겨 있다”는 A씨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숨져 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집 안에서는 이들이 쓴 유서 4장이 발견됐으며 A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제적인 어려움과 함께 몸이 아파 힘들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A씨와 딸 등 3명은 거실에서 숨져 있었으며, A씨의 아들만 작은 방에서 발견됐다. 방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품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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