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2차 양자협의의 일본 측 수석대표인 구로다 준이치로(왼쪽) 경제산업성 통상기구부장과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해관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협력관이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각각 언론 브리핑을 열고 협의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부당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한 한국 정부가 일본과 다시 한번 협의에 나섰으나, 이번에도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데 머물렀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ㆍ일 양국은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일본 수출제한 조치에 따른 WTO 분쟁 해결 절차상의 2차 양자협의를 개최했다. 양자협의는 WTO 분쟁해결양해 규정에 따라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가기 전 당사국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절차다. 이번 양자협의는 1차 협의 당시 추가 논의를 이어가자는 한국 측 요청을 일본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한국 측은 “일본의 수출제한조치는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무역제한조치로 WTO 협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고 “수출통제제도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으므로 조속히 철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일본이 “무역제한조치로 보기 힘들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양측의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한국은 정해관 산업부 신통상질서협력관, 일본은 구로다 준이치로(黑田淳一郞) 경제산업성 통상기구부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파견했다.

정해관 신통상질서협력관은 이후 언론 간담회를 열고 “6시간씩 집중 협의를 했으나 기존 입장이 바뀌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오늘 결과를 좀 더 평가한 뒤 패널 설치 요청을 포함한 대안들에 대해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다 통상기구부장 역시 “이번 협의를 통해 사실 관계 등에 대한 상호 인식을 깊게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서로가 기존 주장을 바꾼 것은 아니다”라며 “향후 추진 방향에 대해서는 한국 측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패널 설치를 요청, 치열한 법적 공방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패널 설치는 1심 재판 시작을 본격 알리는 것으로, 양자협의 과정에서 당사국 간 합의에 실패하면 제소국(한국)이 요청할 수 있다. 제소국이 패널 설치를 요청하면 WTO 사무국은 재판관을 선출하고 1심을 시작하게 된다. 최종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대 2~3년이 걸릴 수 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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