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지난달 1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을 마치고 교도소로 돌아가는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뉴시스.

검찰은 고유정(36)이 두 번의 유산 과정에서 현 남편이 의붓아들만을 아끼는 태도에 분노감을 느껴 복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고씨 측은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제주지법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는 19일 고씨의 의붓아들 살인사건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현재 진행 중인 전남편 살해사건 재판과 병합 심리하기로 했다. 병합한 재판 결심공판은 내년 1월 말쯤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가 병합 심리를 요청하고 있다”며 “다만 전남편 유족은 반대하고 있지만, 기존 재판 선고에서 한두 달 정도 늦춰지는 것이니 양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범행을 했다는 증거가 없고, 공소장에서 제시한 범행 사실 자체가 없다”고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의붓아들 살인사건은 여러 정황증거만 있을 뿐 ‘스모킹건(사건 해결의 결정적 증거)’이 없는 상황이어서, 법정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3월 1일 오후 9시에서 10시 사이 현 남편 A(37)씨가 아들 B(5)군을 씻기는 동안 지난해 11월 1일 구입해 보관해온 수면제를 가루로 만들어 남편이 마실 찻잔에 넣었다. 이어 고씨는 현 남편에게 차를 마시게 해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3월 2일 오전 4~6시 A씨와 아들이 함께 있는 방에 들어가 A씨가 잠에 취한 것을 확인하고 의붓아들인 B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고씨의 의붓아들 살해 배경이 2018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두 차례 임신과 유산을 반복하는 등 불행이 겹쳐 일어났음에도 현 남편 A씨가 의붓아들만을 아끼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전남편 살해사건처럼 의붓아들 살해사건도 치밀하게 계획된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15일 고씨가 1차 유산한 일주일 뒤 A씨가 SNS 프로필 사진을 B군 사진으로 변경하자 강한 불만을 표현한 메시지를 A씨에게 보낸 것을 확인했다.

검찰은 또 의붓아들의 사망 책임을 A씨의 잠버릇 때문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지난해 11월 4일부터 A씨의 잠버릇 문제를 계속해서 거론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일 고씨의 의붓아들 살해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고씨를 살인 혐의로 기소하며 병합심리를 요청했다.

의붓아들 사건과 전남편 살해사건을 병합한 8차 공판은 오는 12월 2일 오후 2시에 열린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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