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1821~1846)가 태어난 충남 당진의 천주교 문화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당진시 우강면에 위치한 솔뫼성지는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으로 그를 포함해 4대에 걸쳐 순교자를 배출하며 한국 천주교의 산실로, 이름처럼 아름다운 소나무 숲이 절경이다.
솔뫼성지에는 기념관과 성당, 아레나 광장, 수녀원, 김대건 신부 동상을 비롯해 2004년 복원된 김대건 신부의 생가가 있다. 생가 앞뜰에는 의자에 앉아 기도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상이 있다.
특히 이곳은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이후 외국인 순례객 7,000여명을 포함해 연간 42만명이 찾는 천주교 역사유적을 넘어 당진을 대표하는 명소로 떠올랐다. 국내 천주교 관련 유적 중 최초로 국가지정 문화재 사적 제529호로 지정됐다.
당진에는 제5대 조선교구장을 지낸 다블뤼 주교가 조선천주교사를 집필한 신리성지를 비롯해 우리나라 근대화 시기 문화유산인 합덕성당도 있다.
신리성지는 조선 후기 수많은 사람이 순교한 곳이다. 이곳에는 2017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순교미술관을 비롯해 순례성당과 사제관, 수녀원, 무명순교자의 묘 46기가 있다.
합덕성당은 충청지역 최초의 본당으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벽돌과 목재를 이용한 벽돌조 고딕양식 건축으로 정면의 쌍둥이 종탑과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셀프웨딩 촬영장소로 각광 받고 있다.
솔뫼성지와 신리성지, 합덕성당은 모두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3곳을 잇는 버그내순례길은 국내 최고의 순례길로 자리잡았다.
순례길은 솔뫼성지를 출발해 천주교 박해기 신자들의 만남의 공간이었던 버그내시장과 합덕성당, 조선시대 3대 방죽 중 하나인 합덕제를 지나 마을에서 가장 오래된 샘인 원시장 우물터와 무명순교자의 묘역을 거쳐 신리성지까지 13.3㎞ 코스로 조성돼 있다. 순례길은 2016년 아시아 도시경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당진은 충남 내포지역 중 조운선이 드나들고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해 조선후기 신문물을 접하기 용이했다”며 “이러한 배경 속에 김대건 신부가 태어나는 등 당진이 한국 천주교의 요람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김대건 신부의 탄생지 솔뫼성지에서는 오는 2021년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연중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는 지난 14일 김대건 신부의 세계기념인물 선정으로 유네스코 로고를 공식 사용하는 등 국제행사로 치를 계획이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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