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반군 “한국 소유 선박 확인되면 석방”
예멘 서해상에서 한국인 2명 등 16명이 승선한 선박 3척이 18일 예멘의 후티 반군에 의해 나포됐다. 후티 반군은 한국 선박으로 확인되면 석방하겠다는 입장을 정부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오만에 있던 청해부대 구축함 강감찬호를 사고 해역으로 긴급 출동시켰다.
19일 외교부에 따르면 18일 새벽 3시 50분(현지시간 17일 오후 9시 50분)쯤 예멘 카마란섬 서방 15마일 해역에서 한국 국적 항만 준설선(웅진 G-16호) 한 척과 한국(웅진 T-1100호) 및 사우디아라비아(라빅 3호) 국적 예인선 2척이 후티 반군에 나포됐다. 선박들은 현재 예멘 호데이다주 살리프항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선박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잔항을 출발해 소말리아의 베르베라항으로 이동하던 중 나포됐다. 한국인 선장이 18일 오전 7시 24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해적이 선박을 장악했다’고 선사 측에 알려오면서 나포 사실이 전해졌다.
선박에는 60대 한국인 2명과 외국인 14명이 탑승해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현재 후티 반군에 억류돼 있지만, 안전하고 건강한 상태로 파악됐다. 후티 반군은 해당 선박들이 영해를 침범해 나포했으며 선박의 국적이 한국으로 확인되면 석방하겠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에도 이 해역에서 영해 침범을 이유로 후티 반군에 선박이 나포됐다 풀려난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로이터 통신도 후티 반군이 수상한 선박 한 척을 억류했으나 한국 소유의 선박으로 드러난다면 법률적 절차를 거친 후에 풀어주겠다고 밝혔다고 18일(현지시간) 후티 반군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정부는 사건 접수 직후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오만 무스캇에 소말리아 해적 퇴치를 위해 주둔해 있던 청해부대를 현장에 급파했다. 전날 오전 11시 17분 출항한 강감찬함은 21일쯤 사건 현장 인근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감찬호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후티 반군의 나포 경위에 대해 계속 파악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예멘, 아랍에미리트 등 현장에 대책본부를 마련해 조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건 대응 과정에서 미국의 정보 자산을 활용하는 등 우방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선박들의 목적지였던 소말리아는 여행금지국이다. 선박에 탑승한 한국인들 역시 따로 입국 허가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나포 사건이 종료된 이후 추가적 조치가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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