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수 회장 라디오 인터뷰…“과거에도 문제제기 있었지만 신학적 해석으로 용인”
조현수 서울 총신대 총학생회장이 최근 불거진 교수들의 성희롱·성차별 발언과 관련 “과거 몇 차례 문제제기가 됐지만, 신학적 해석으로 정당화됐다”고 꼬집었다. 문제가 불거져도 일반 학문과 다른 신학의 특수성을 들어 은폐되는 일이 많았다는 것이다. 총신대는 지난달 한 신학과 교수가 헤어롤을 말고 온 학생을 매춘부에 비유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조 회장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교수들이 학생들과 담론을 이루려 하기 보다는, (오히려) 신학적 내용에서 성차별적인 요소를 활용해 그 논리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선배들의 사례를 들어보면 그 당시에도 다른 교수님들이 이런 (여성 비하) 발언을 하는 게 당연시 됐다”며 “그 내용을 웃음 소재로 삼거나 자신의 학문을 정당화할 수 있도록 보충 설명하는 수단으로 많이 활동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문제제기가 됐었지만, 그 때 교수가 신학적 해석을 왜 그쪽 방향으로 할 수밖에 없는지 성경이 얘기하고 있다거나, 그런 신학적 해석이 있다고 설명을 했다”며 “신학교 학생이다 보니 이렇게 배울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용인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 회장은 이른바 ‘헤어롤’ 발언 외에도 문제가 된 발언을 추가 공개했다. 총신대 총학생회 등으로 이뤄진 ‘총신대 학생자치회’는 최근 전수조사를 진행해 교수 5명이 올해 했던 성희롱·성차별 등 부적절 발언을 18일 공개한 바 있다.
조 회장에 따르면 여자친구를 선물에 비유해 “잘 간직해야지, 한 번 풀어본 선물과 여러 번 풀어본 선물은 다를 수 있으니까”라고 하거나, 학교 채플로 온 강사를 소개하며 “나는 원래 영계가 좋고 노계는 싫어하는데, 이분은 내가 좋아한다”고 한 발언도 있다.
조 회장은 “학교 차원에서 전수조사를 진행했는데 해결책이 나온 것이 없었다. 제보자들이 유야무야 끝날 것을 걱정해 학생자치회에 공식 대처를 요구했다”며 학교 측에 재발 방지책을 촉구했다.
지난달 4일 총신대의 A교수는 수업 도중 “헤어롤을 하고 화장하는 학생들이 있던데 이런 행동은 외국에서는 매춘부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말해 성희롱 논란에 휘말렸다. 해당 발언이 학내 공론화되자 A교수는 두 차례 사과문을 내고 “성희롱적 발언에 대해 전적으로 제 허물임을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전했다. 총신대는 지난 15일 A교수를 직위해제하고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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