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대북특별대표 면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간)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미국도 협상 성공을 위해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면담하고 특파원들과 만나 북한이 부정적인 비핵화 협상 담화를 내놨다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 뒤 “아무래도 예민한 시기여서 자세하게 말하기는 좀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전날 미국에 도착한 김 장관은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2시간가량 오찬을 겸한 면담을 했다. 면담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에서는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비핵화 협상은 꿈도 꾸지 말라”는 내용의 성명이 발표됐다.
김 장관은 비건 대표 면담 결과와 관련 “남북관계 현안들을 놓고 정말 솔직하고 폭넓은 대화를 나눴다”며 “최근 여러 상황에 대해서도 충분히 서로 정보를 공유했고, 비핵화 협상의 성공에 필요한 창의적이고 유연한 방법론을 주제로 아주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이어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남북관계 현안도 충분히 우리의 구상을 설명했고 그런 부분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미측은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해 나가자”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대북 제재를 건설적으로 풀어보자는 취지였냐는 질문에는 “논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하여튼 우리 입장에서는 우리가 갖고 있는 구상을 잘 설명했다. 조만간 또 이런 협의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북미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한 분위기를 묻는 물음에는 “비건 대표와 올 들어 4번째 만남이다. 그동안 대화를 이어왔던 주제들이 있다”며 “세부 협상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들도 충분히 의견교환을 했다. 자세한 내용은 미국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만 말하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또 ‘북한이 미국에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는데 미국 측의 수용 여지가 있느냐’고 묻자 “그런 부분들을 미국 쪽에서 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 같고 충분히 의견 교환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이나 최근 북한 선원 북송 문제는 “비핵화와 남북관계 현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며 대화 주제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20일 통일부 주최로 미국평화연구소(USIP)에서 열리는 한반도국제평화포럼(KGFP) 기조연설을 한다. 21일에는 로스앤젤레스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한반도 평화ㆍ경제’를 주제로 공개 특강을 하고, 교민간담회 등을 가질 예정이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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