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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이 일으킨 파장… 與 세대교체론 VS 86매듭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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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이 일으킨 파장… 與 세대교체론 VS 86매듭론 ‘갑론을박’

입력
2019.11.19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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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희 “인적쇄신 물꼬 터준 것” 중진ㆍ86그룹 거센 용퇴 압박 

 86 맏형 우상호ㆍ우원식 반발 “선거제 등 개혁 매듭이 중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월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발표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월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발표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총선 불출마'라는 도화선을 타고 더불어민주당의 인적 쇄신 논의에 불이 붙고 있다. 정치적 무게에 비해 젊은 편인 임종석(51)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내려놓기’에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여론이 호응하면서 ‘중진’과 ‘86그룹’을 향한 용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것. 물론 “인위적으로 인물만 갈아 끼우는 게 능사냐”는 저항 속에 ‘임종석 쇼크’의 후폭풍을 최소화하려는 기류도 일부 있다.

18일 민주당 의원들은 임 전 실장이 전날 사실상 정계 은퇴 선언을 한 데 대한 진위와 파장을 파악하는데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는 시스템 공천 원칙을 거듭 확인했지만, 중진 의원들은 각자의 ‘응답’을 준비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은 통화에서 “임 실장처럼 중량감 있는 후보들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면 선수가 높은 의원들부터 ‘나는 왜 정치를 해야 하는가’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를 납득시켜야 하는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결단한 일부 중진들이 한 두 명씩 불출마를 선언하면 그 연쇄 효과가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지난 달 불출마를 선언한 이철희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의 선택에 대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86그룹이 세대로서 자리를 비워줄 때가 아니냐는 문제의 물꼬를 임 전 실장이 터준 것”이라며 광범위한 세대 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스스로 86세대인 이 의원은 “시대의 큰 흐름 자체가 젊고 새로운 사람한테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 범86그룹은 그러나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하다. 이들은 ‘386 기득권 담론’ 자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등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정치권의 86세대는 기득권이기 보다 헌신한 정치 세력이며 △역량 면에서도 당에서 요구되는 역할이 많고 △결국 인물을 물갈이하는 것보다 선거법 개혁과 개헌 등으로 정치의 룰을 바꾸는 게 더 절실하다는 취지의 공개 반박을 내놓으며 용퇴론에 선을 그었다.

86세대 내 큰형 격인 우상호 의원부터 반기를 들었다. 우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자리를 놓고 (86세대가) 정치 기득권화가 돼 있다는 언급에 모욕감 같은 걸 느낀다”고 했다. 긴급조치 세대인 우원식 의원도 나섰다. 우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386, 586이 기득권이라는데 정말 그러냐. 이런 시기에 근거 없이 386, 586을 기득권 집단으로 매도하는 건 결과적으로 민주 개혁세력을 분열시킬 것”이라고 용퇴론을 일축했다.

우 의원은 또 “당이 어려울 때 그들(86세대)이 보인 집단적인 헌신성은 이제껏 어떤 정치세력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기득권 담론 자체를 부정했다. 이어 “(86그룹이) 물러나야 할 게 아니라 그간 쌓은 기량으로 수구 기득권 집단에 맞서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도록 힘을 모아 줘야 한다”고 했다.

초선과 중진을 아우르는 86그룹 내부에선 최근 ‘6월 항쟁이 부여한 정치적 과제는 선거제 개혁, 개헌 등의 민주주의 제도개혁의 완수까지를 의미한다’는 일종의 ‘매듭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86그룹 좌장 격인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개인의 거취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우리 정치의 가치나 노선을 어떻게 혁신할거냐, 구조와 문화를 어떻게 바꿀 거냐에 대한 지혜를 모으는 차원에서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답한 것도 궤를 같이 한다. 이 원내대표는 또 “모든 사람이 다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미래 세대들이 어떤 방식으로 선출되는 게 좋을지 어떤 방식으로 디자인해 설득해 나갈지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혜영 기자 sh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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