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직후 새로운 수능 샤프 소리, 심 문제 등 제기 잇따라
평가원 “관련 의견 취합해 추후 선정 기준 마련에 활용”
‘공부의 신’으로 불리는 입시 전문 컨설턴트 강성태씨가 수능 샤프로 문제를 겪은 수험생이 있다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관련 사항을 댓글로 알려 달라고 밝혔다. 이 같은 요청은 지난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수능 샤프에 대한 불만이 잇따라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강씨는 지난 17일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려 “수능 샤프가 바뀌는 바람에 시험을 제대로 못 봤다는 댓글이 저희 채널에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며 “(시험을 안 본 이들은) 무슨 펜 핑계를 이렇게 대나 싶겠지만 여러분이 불량품을 받았다고 생각해 보시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이 막 계속 부러지고 아무리 눌러도 안 나오고, 샤프를 맨 처음 받는 게 국어 시간인데 첫 시간부터 그러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라며 “안 그래도 국어는 엄청난 집중력을 요구하는데 (샤프가 말썽이면 문제를 풀 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씨는 “만약 샤프에 문제가 있는 거면 내년 그리고 그 이후에 있을 수능을 위해서도 이러면 안 되지 않나”라며 “이 수능 샤프 때문에 지장을 받으신 분들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건지 샤프 때문에 문제가 생겼던 분들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고 민원을 제기하든, 청원을 올리든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수능을 치렀다는 한 누리꾼(곽**)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샤프심 누르는 소리가 꽤 크게 들렸다”며 “보통 샤프를 2번 누르면 나오는 샤프심이 4번 정도 눌러야 나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누리꾼(김***)은 “샤프심이 너무 안 나오고 계속 부러져서 2교시부터 연필 썼다”며 “샤프가 불량인 줄 알고 3번이나 바꿨다. 근데 나 말고 다른 수험생들도 샤프 여러 번 바꾸더라”라고 전했다.
수능 샤프에 대한 우려는 수능 전부터 제기됐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능 샤프 제조업체를 올해 수능부터 바꿨다는 소식이 지난달부터 전해지면서 샤프 제품명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샤프에 대한 수험생 관심이 집중됐다. 평가원은 2011년 한 해를 제외하고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쭉 한 회사 제품을 수능 샤프로 지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타사 제품으로 수능 샤프를 변경했다.
수능 직후인 지난 15일 평가원 홈페이지에도 수능 샤프에 대한 불만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번 수능을 치렀다는 김모씨는 “영어 듣기 시간에 샤프 눌렀는데 심이 안 나오길래 손으로 조금 나온 거 뺏더니 부러져서 나오더라”라며 “그래서 계속 누르는데 심이 안 나와서 듣기라 샤프 바꿀 시간도 없고 결국에 듣기부터 독해까지 컴퓨터용 수성 사인펜으로 풀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컴퓨터용 사인펜이라 두껍게 나와서 끊어 읽기나 괄호나 화살표 같은 거 하면 글씨 가려서 문제 푸는데 매우 불편했다”며 “도대체 멀쩡하던 샤프를 왜 바꾸는 건지 작년 수능 샤프는 수능 끝나고 평상시에도 필기 할 때 자주 쓸 정도로 품질이 좋았는데 이번 샤프는 너무 한 거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수험생 박모씨는 “샤프를 누르면 심이 나와야 하는데 나오는 듯 하다가 다시 들어갔다”며 “교체 받았는데 같은 현상이었다. 포기하고 혹시나 준비했던 연필로 풀었다. 이번 샤프 문제가 많아 보인다. 반드시 시정해 주시기 바란다. 누르는 소리가 작고 심이 안에서 잘 안 부러지는 샤프를 썼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평가원 측은 18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매년 수능이 끝나고 나면 샤프 등에 대해 수험생 설문조사 등을 거쳐 의견을 수렴하고 그 다음 해에 반영을 하고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라며 “수능 샤프 같은 경우는 저희가 공개입찰을 하고 있는데 이번 수능 샤프에 대해 접수된 의견을 취합해서 추후 선정 기준 마련할 때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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