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이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경희대에서 열린 논술 시험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과 함께 학교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난에 처한 사립대들이 등록금을 내년부터 인상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하지만 정부가 사실상 동결을 압박하고 있는데다 여론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실제 인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국 4년제 153개 대학이 속한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사총협)는 지난 15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한국 대학 교육의 내실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0학년도부터 법정인상률 범위 내에서 등록금 자율 책정권을 행사한다”고 밝혔다. 사총협 관계자는 18일 “학생 수 감소, 입학금 폐지, 전형료 인상 제한, 강사법 시행으로 대학 재정은 벼랑 끝에 몰렸다”며 “최소한 법대로는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등교육법에 따라 대학은 직전 3개 연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이하로는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대학들이 이 범위 안에서 인상을 추진하더라도, 해당 대학에 연간 4,000억원 규모의 ‘국가장학금 2유형(대학연계 장학금)’의 지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11년째 등록금을 묶어 놓고 있다.

대학들은 특히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한 등록금 수입 감소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학들은 재정의 50~80%가량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학생 수 감소는 학교 운영에 치명적이다. 실례로 수능이 도입된 1994학년도(1993년) 70만명대이던 수험생은 올해 처음으로 40만명대로 떨어졌다. 당장 내년인 2020년부터는 대학 모집정원(49만7,218명ㆍ2018년 기준)이 처음으로 입학가능자원 47만9,376명보다 많아진다.

그러나 교육부는 여전히 등록금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의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충분한 공감을 하고 있다”면서도 “학생과 학부모의 등록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등록금 동결 정책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 측의 재정난을 고려해 내년도 예산안에 고등교육 예산을 올해보다 8,000억원 증액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여론도 부정적이다. 황희란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대학들이 학생, 학부모의 부담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며 “과거 등록금으로 적립금 쌓고, 건물 짓고, 부정비리가 만연했던 것에 대한 반성이나 쇄신이 없다면 등록금 인상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4년제 사립대 평균 등록금은 연 745만원이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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