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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위비 증액 요구, 미국 내 비판도 높은데 한국은 오죽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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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방위비 증액 요구, 미국 내 비판도 높은데 한국은 오죽하겠나

입력
2019.11.19 04:4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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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왼쪽)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8일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정은보(왼쪽)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8일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열린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3차 회의가 18~19일 이틀간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산정 기준과 증액 규모에서 여전히 의견 차가 크다. 미국은 SMA에 포함되지 않은 준비태세, 군속ᆞ가족 지원비 등을 추가해 50억달러에 육박하는 액수를 요구하는 반면 우리 측은 인건비ㆍ군사건설비ㆍ군수지원비 등 기존 협정 틀을 유지한 가운데 합리적 액수를 산정하자고 맞서 있다.

미국의 50억달러 요구는 산출 근거부터 불분명하다. 미 CNN이 “국무부와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느닷없는 50억달러 주장을 정당화하느라 바쁘다”고 비판할 정도다. 미 의회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까지 나서 무리한 증액 요구를 질타하고 있고, 헤리티지재단 등 민간 싱크탱크들도 한미 동맹 약화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미일 안보 공조의 차질을 이유로 우리 정부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결정 철회를 압박하면서 동시에 동맹 간 균열까지 우려되는 과도한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정부는 지난해 협상 때 동맹국 미국의 정책 변화를 수용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분담금의 대폭 인상과 5년이던 협정 갱신 기간의 1년 축소를 수용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막무가내식 증액 요구까지 우리 국민이 수용하기는 어렵다. 무리한 분담금 요구로 동맹 한국민의 마음이 돌아서는 것은 미국 국익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더구나 미국이 일본에도 현재의 4배인 80억달러(9조3,000억원)의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니, 그런 ‘방위비 장사’ 행태가 이 지역 안보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미국의 파상적인 압박에 정부가 협상력을 높여 대응하려면 여야의 초당적 협력이 필수다. 방위비 분담금의 공정한 해결을 촉구하는 국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이 자유한국당 반대로 무산된 것은 그래서 아쉽다. 다만 내일부터 시작될 3당 원내대표단의 방미 활동에서는 여야가 국익 차원에서 한목소리를 내기를 기대한다. 또한 협상 대표단은 미국 내에서조차 비판이 나오는 점을 감안, 당당하게 ‘기존 협정 틀 내에서의 합리적 수준의 공평 분담’ 원칙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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