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조사가 2주째 공개 청문회로 접어드는 가운데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맹공했다. 펠로시 의장이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물러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보다 훨씬 나쁘다고 주장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이틀 전 녹화돼 이날 방송된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일은 리처드 닉슨이 한 일보다도 훨씬 나빴다”며 “일정 시점에 닉슨은 계속 이럴 수는 없음을 인정할 만큼 나라에 마음을 썼다”고 말했다. 앞서 닉슨 전 대통령은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원이 탄핵조사를 개시한 뒤 전체 표결을 하기 전에 사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탄핵조사 대상이 된 자신의 행위를 사실상 인정하고 사임을 결단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럴 만큼의 애국심도 없다고 비난한 셈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주 취재진과의 문답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하면 닉슨 전 대통령의 행위는 사소하다고 주장했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할 정보를 갖고 있다면 정말로 보고 싶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회 증언을 포함해 모든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를 청문회 출석 당일 트윗으로 공격했다가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해 “그는 실수한 것”이라며 “그는 요바노비치 전 대사의 힘을 아는 것이고 이를 훼손하려 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민주당의 탄핵조사에 대해 불쾌한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정신이 아닌, 아무것도 안 하는 민주당이 탄핵을 판에 박힌 당파적 무기로 바꾸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몹시 나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공화당과 다른 이들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외무장관 모두 무엇에든 압박이 없었다고 말한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개 청문회는 이번 주에도 계속된다. 19일에는 트럼프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이 공개 청문회 자리에 선다.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도 같은 날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 탄핵 조사에 임할 계획이다. 이어 20일에는 고든 선들랜드 EU주재 미국 대사, 21일에는 피오나 힐 전 백악관 고문이 공개 청문회에 출석한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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