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르포] 과천 중개사 “풍선효과 우리도 놀라… 아파트 매물 나오면 계약 줄 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르포] 과천 중개사 “풍선효과 우리도 놀라… 아파트 매물 나오면 계약 줄 서”

입력
2019.11.17 20:30
수정
2019.11.18 00:22
10면
0 0

집값 지난주에만 0.97% 급등… ‘김의겸 유명세’ 흑석동도 재개발 중심 꿈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관리처분인가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한호 기자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관리처분인가를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한호 기자

“과천은 당연히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줄 알았는데, 우리(공인중개사들)도 놀랐어요. 집값이 작년부터 많이 올랐는데….”

지난 13일 기자가 찾은 경기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아파트 인근의 G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최근 집값 동향을 묻자 “가격은 둘째 치고, 매매든 전세든 매물이 나오는 게 놀라운 일”이라고 전했다.

◇펄펄 끓는 과천 집값

지난 6일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이후, 과천 부동산 시장은 달아오르다 못해 펄펄 끓고 있다. 상반기보다 실거래 가격이 2억원 이상 뛴 단지가 이미 수두룩하지만 상승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G공인중개사 대표는 “9월 중순 12억 후반~13억원에 거래되던 래미안슈르 84.96㎡가 요즘은 15억원에 매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과천 등을 분양가상한제 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겠다는 경고에도 시장은 아랑곳 않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과천 집값은 지난주 1% 가까이(0.97%) 급등하면서 ‘풍선효과’를 여지없이 보여줬다. 중앙동의 K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59㎡는 지난달보다 1억원 이상 오른 가격에 매물이라도 나오고 있지만 전용 84㎡는 9월 이후 매물이 씨가 말랐다”고 전했다.

전세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 달 새 전세 보증금이 5,000만원 올랐는데도 매물을 구경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별양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 대기자 연락처가 빼곡하게 적힌 노트를 보여주며 “어느 단지든 매물만 나오면 계약하겠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예고한 7월 전후로 과천 전세값은 폭등하기 시작했다. 과천은 인구가 5만여명에 불과해 청약 당첨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분양가상한제로 서울 강남권 새 아파트 공급이 줄고, 청약 경쟁률은 더 높아질 거란 우려에 무주택자들이 대거 과천으로 주소 이전을 택한 것이다. 무주택자가 과천에 1년 이상 거주하면 향후 과천지식정보타운 등 공공주택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동작구 흑석동도 꿈틀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맞닿아 있어 ‘서반포’ ‘옆반포’로 불리는 동작구 흑석동도 분양가상한제 지정을 피한 뒤, 재개발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13일 찾은 흑석9재정비촉진구역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에는 매물 확인 문의 전화가 쉴새 없이 울렸다. 사무소 관계자는 “인근 신축 아파트 값이 이미 분양가보다 2배 이상 올라 상한제 적용을 예상하고, 후분양 등 우회로를 고민하던 차에 적용 대상에서 빠져 놀랐다”고 설명했다.

1,536가구 대단지가 들어설 예정인 흑석9구역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25억원짜리 상가주택을 매입해 유명세를 치른 곳이기도 하다. 정부가 향후 고분양가 움직임이 있을 경우 즉각 분양가상한제 추가 지정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터라 몸을 낮추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H공인중개사 대표는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괜히 자꾸 거론되면 ‘모난 돌이 정 맞게 될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웬만하면 흑석동 이야기는 쓰지 말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상한제 발표 후 강남권 수요가 인접 지역으로 흘러가면서 주변 지역 집값만 올려놨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서울 주택시장에 수요는 많은데 일부 지역 공급을 누르니 규제가 없는 지역에 눈길이 쏠리며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