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13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중싱(ZTE)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EPA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협상이 막판 합의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중싱(ZTE)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바 장관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보낸 서한에서 “화웨이와 ZTE의 과거 전력이나 중국 정부의 관행을 보면 신뢰할 수 없다”면서 “이 업체들의 그간의 행동을 보면 우리(미국) 집단안보 체제에 위협이 될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위원회로서는 중국 정부가 첩보 활동을 하고 악성코드와 바이러스를 심기 위해 취약한 네트워크를 파고들 것이라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그대로 둘 경우 우리 통신 네트워크가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22일 FCC는 화웨이나 ZTE의 장비를 구매하는 미국 내 통신업체들에게 정부 보조금을 중단하는 법안을 표결한다. 법안 통과 시 그간 85억 달러(약 9조9,195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아 온 중소도시의 여러 소형 통신사들은 화웨이와 ZTE의 장비를 없애거나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등 대중 압박의 수단으로 올 상반기부터 중국 통신장비 업체들의 퇴출 압박을 노골화해오고 있다.

바 법무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CE) 위원장은 같은 날 외교관계위원회에서 한 연설에서 미중이 1단계 무역 합의에 근접했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커들로 위원장의 ‘합의 근접’ 발언에 15일 미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하며 미중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국 협상단은 지난달 10~11일 제13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1단계 합의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뒤 정상 간 서명을 위한 세부 협상을 벌여왔으나, 최근 양측의 견해차가 부각되면서 최종 타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일부 대중 관세를 유예하는 대신 중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입한다는 것을 문서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은 관세 부과 취소가 우선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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