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 하기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15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연장을 요청했다. 애스퍼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열린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도 지소미아 유지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철회하면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까지 남은 일주일 동안 원칙을 지키면서도 미국, 일본과의 대화를 멈추지 말아야 한다.

미국의 압박은 전방위적이다. SCM에서 지소미아는 당초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았는데도 미국은 강력하게 입장을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회의 종료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만료나 한일 관계의 계속된 갈등으로부터 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라는 주장을 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연말까지 한국 측의 분담금이 증액된 상태로 체결돼야 한다”는 말도 했다. 주요 의제로 정한 전작권 전환 평가 등은 뒷전으로 밀고 미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지소미아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에 관심을 집중한 것이다.

에스퍼 장관이 한일 양측이 이견을 좁히도록 촉구하면서도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미국은 외교ㆍ안보 관계자들이 총출동하다시피 하며 한국을 압박한 것과는 달리 일본에 대해서는 두둔하는 태도를 보였다. 일본의 일방적인 수출 규제 조치 철회를 중재해달라는 우리 정부의 요구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를 기화로 일본은 고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15일 열린 한일 외교당국 간 국장급 협의에서도 일본은 수출 규제는 언급하지 않고 지소미아 연장만 주장했다. 일본이 전혀 태도를 바꿀 의지가 보이지 않는데 우리만 양보하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지소미아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한국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정부가 쥐고 있다. 미국이 한국의 이해를 무시한 채 지소미아에 방위비 분담금까지 대폭 인상하라는 것은 한미동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본도 미국에 기대 마냥 고집 피울 일이 아니다. 한미일 간 군사 협력이 파국을 맞지 않으려면 막판까지 대화를 계속해 지소미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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