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 하나 둘 모여드는 기업인들의 표정은 침통했다. 이 자리는 정부가 마련한 ‘금강산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자 간담회’. 이날 오전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금강산은 북과 남의 공유물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기사에서 “우리는 11월11일 남조선 당국이 부질없는 주장을 계속 고집한다면 시설 철거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단행하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10월 23일 김정은 위원장의 금강산 관련 보도 이후에 북측의 입장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고 나름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지만 안타깝게도 만나서 얘기를 나눈 게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알고 있다고 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정부가 우리 기업의 재산권 보호를 중심으로 해서 금강산 관광 사업의 주역이었던 기업인들과 긴밀하게 협의를 하겠다”며 “정말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도록 허심탄회하게 여러분의 입장과 현재 상황에서의 해법과 관련해서 충분히 말씀을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답변은 많지 않았다. 이 자리를 찾은 금강산 관련 기업들은 몹시 당혹스러워하며 대책을 요구했지만, 김 장관은 “노력하겠다”는 답만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장관은 지난 14일 오후에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40여분간 면담을 통해 ‘정부와 현대가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김 장관은 "현 회장도 저도 걱정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며 "상황이 좀 엄중하고, 또 남북간 입장 차이도 여전하지만 금강산 관광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선 남북 당국뿐만 아니고 현대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현 회장은 "현대도 정부하고 잘 협의해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며 "좋은 해결 방안을 찾아서 북측과도 좋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식PD yskit@hankookilbo.com
강희경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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