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뇌물과 성접대를 제공한 혐의 등을 받는 건설업자 윤중천씨. 뉴스1

온 국민의 공분을 자아냈던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별장 성접대’ 의혹이 결국 법적 처벌을 피하게 됐다. 법원은 검찰의 ‘뒷북 기소’를 강하게 비판했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손동환)는 윤씨에 대한 1심 판결을 내리면서 “검찰이 2013년 적절하게 수사했다면 윤씨는 그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았을 것”이라며 “성폭력 범죄는 여러 이유로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를 면제하는 것) 또는 공소기각을 선고해야 한다”고 검찰을 질타했다. 13년여전 저지른 윤씨 범행을, 2013년과 14년 두 차례에 수사하고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검찰 때문에 합당한 처벌을 못 내리게 됐다는 얘기다.

윤씨는 여성 A씨를 협박해 김 전 차관 등 유력인사들과 성관계를 하도록 강요하고, 2006년 겨울에서 2007년 11월13일 사이에는 본인이 직접 A씨를 세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으나 모두 빠져나갔다.

세 번째 수사에 착수한 김학의 수사단(단장 여환섭 대구지검장)은 여기다 ‘상해죄’를 더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성범죄 충격으로 피해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상해가 발생했으므로, 상해죄 발생시점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늘리면 성범죄까지 함께 처벌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법원은 A씨가 입은 상해가 “윤씨의 성폭행으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씨가 A씨를 직접 성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도 A씨의 고소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다. A씨가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1년을 지나면 고소하지 못하는데 그 기간이 지나버렸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무고와 무고교사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결국 재판부는 부동산개발업체에서 공동대표로 골프장 관련 인허가를 책임지겠다며 10억원 이상을 끌어다 쓰는 등 사기와 알선수재 같은 별개의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해서만 일부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징역 5년6월에 14억8,73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윤씨 변호인은 당장 항소할 뜻을 밝혔다. 변호인은 “성폭력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은 신상털기식 수사에 따른 것”이라며 “항소심에서 시정받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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