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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법, 6개월마다 가이드라인이 바뀔 정도로 빠르게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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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법, 6개월마다 가이드라인이 바뀔 정도로 빠르게 발전”

입력
2019.11.19 05:00
수정
2019.11.19 08:3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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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걸릴 확률 3분의 1이지만 5년 생존율 70.6% 

 수술·방사선·항암 치료로 생존 늘리고 완치도 가능 

 심병용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교수 인터뷰 

심병용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면역항암제 등 암치료법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기에 암 진단을 받았다고 좌절하거나 낙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심병용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면역항암제 등 암치료법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기에 암 진단을 받았다고 좌절하거나 낙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암은 사망원인 1위 질환이다. 82세까지 생존한다면 암을 앓을 확률은 36.2%다. 남성은 5명 중 2명(38.3%), 여성은 3명 중 1명(33.%)이 암에 걸린다. 다행히 2012년부터 암 발생률이 점점 줄고, 5년 생존율도 70.6%를 기록할 정도로 병치료율이 높아졌다.

암 치료용 신약 개발에 천착하고 있는 심병용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 교수(종양내과센터장)를 만났다. 성빈센트병원은 항암 신약 개발을 위해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7개 등 총 46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가히 ‘암 임상시험의 메카’라 할 만하다. 심 교수는 “암은 여전히 두렵지만 암 치료 가이드라인이 6개월~1년마다 바뀔 정도로 의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수술‧방사선‧항암치료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생존기간도 늘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치도 가능하므로 암 진단을 받았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암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등 크게 3가지로 이뤄진다. 암 종류와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과 항암제를 동시에 하기도 하고 3가지 방법 모두 쓰기도 한다. 이전 치료약보다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은 신약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치료 가이드라인이 6개월~1년마다 바뀔 정도로 암 치료법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종양내과 의사가 방심하는 순간 환자를 위한 최신 항암제 치료법 정보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때문에 종양내과 의사는 환자가 신약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최신 치료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

 -항암 치료법이 다양한데. 

“표적치료, 면역치료, 세포독성 항암치료제 등을 꼽을 수 있다. 신약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임상시험도 진행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암 치료법은 ‘암 치료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불리는 면역항암제 치료다. 면역항암제 치료는 방사선 요법이나 세포독성 항암제 등 직접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존 치료법과 달리 환자의 면역을 이용해 암을 극복하도록 돕는 차세대 치료제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가진 암세포 공격 역할을 활성화하기에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다. 세포독성 항암제가 가진 구역, 구토, 탈모, 백혈구 감소증 등 부작용도 적다. 면역항암제에 반응하는 환자에게는 약효가 오래 지속돼 장기 생존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면역항암제(옵디보·키트루다·임핀지·티센트릭)는 폐암·악성흑색종·방광암 환자에게 단독 치료를 하고 있다. 나아가 면역항암제 치료는 세포독성 항암제+면역항암제, 방사선 치료+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면역항암제 등 다양한 병용 치료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건강보험에 제한적으로 적용돼 치료비가 비싼 게 흠이다.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센터는 폐암·방광암·위암 등에서 이러한 최신 세포독성 항암제, 방사선 치료, 면역항암제의 병용 치료를 임상시험을 통해 환자에게 적용하면서 우수한 결과를 내놓고 있다.”

 -면역치료 외에 관심을 쏟고 있는 분야는. 

“암 유전자를 분석하는 것은 암 치료와 원인 분석에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유전자 분석과 액상 생검이 있다. 유전자 분석은 과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 검사하기 쉽지 않았지만 현재 일부 암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점점 늘고 있고, 관련 임상시험도 다수 진행되고 있다. 비록 암세포의 전체 유전자 분석이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원하는 환자에게는 희망을 줄 수도 있다. 암세포 표적유전자로는 EGFR, ALK, HER2, ROS1 등 널리 알려진 표적뿐만 아니라 MET, FGFR처럼 희귀한 유전자 등도 있다. 물론 유전자 변이가 있다고 관련된 약이 모두 개발되는 것은 아니지만 유전자 분석으로 환자에게 맞는 치료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성빈센트병원은 차세대염기서열분석 시스템(NGS)을 운용하면서 개별 환자에게 걸맞은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임상시험으로 희귀한 표적을 가진 환자에게 적절한 표적치료제를 가장 빨리 적용하고 있다.

또 암 유전자는 치료하는 도중에도 계속 바뀐다. 예를 들면 EGFR 돌연변이가 있는 폐암 환자에서 EGFR 돌연변이 표적치료제가 효과가 나타나다가 50% 정도에서 2차 돌연변이로 T790M 변이가 생겨 약효가 없어지기도 한다. 즉 실시간으로 환자의 유전자 변이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계획을 바꿔야 한다. 이는 조직검사를 반복해 유전자 변이를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환자에게 조직검사를 반복하는 것은 환자에게 너무 위험하다. 이를 극복하려는 것이 액상 생검이다. 액상 생검은 혈액 속 미량의 암세포나 암 유전자를 찾아내 분석하는 기술인데 암 유전자 변화를 분석해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데 활용한다.”

 -임상시험은 어떻게 진행되나. 

“환자에게 임상시험에 참여하라고 권유하면 덜컥 겁을 내며 참여할지를 두고 많이 고민한다. 임상시험은 사람을 직접 대상으로 하거나 사람에서 추출된 검체(샘플)를 이용해 이뤄지는 모든 시험을 말한다. 제약회사 등에서 신약을 개발할 때, 우선 동물을 대상으로 약물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한 뒤 사람을 대상으로 약의 안전성과 효과 등을 연구한다. 원칙적으로는 모든 환자가 임상시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임상시험은 새로 개발 중인 약이 환자에게 투약할 때 효과와 부작용 등을 확인하는 것이기에 표준치료가 잘 듣지 않는 환자가 대부분 참여한다.

임상시험은 내용에 대해 설명을 충분히 들은 뒤 해당 임상시험 적합 여부를 확인하고 참여하게 된다. 임상시험 기간 중이라도 환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중단할 수 있다. 임상시험은 기존 치료로는 치료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는 환자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주지만 모든 임상시험이 성공하지 않는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때문에 임상시험 참여에 앞서 담당 의사와 긴밀히 상의하고 임상시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한 뒤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센터의 강점은. 

“탄탄한 다학제 협진 진료를 기반으로 해 발전하고 있는 정밀의학(precision medicine)을 이용해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하고 있다. 또 표적치료제, 면역치료제, 세포독성 항암치료제 등 최신 치료법을 사용하며, 환자가 겪을 수 있는 부작용을 관리하고 완화해 환자가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암환자와 가족들은 ‘항암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데, 종양내과센터는 체계적인 항암 관련 교육과 부작용 교육으로 두려움을 줄여주고 환자가 희망을 가지고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우리 종양내과센터는 유수의 병원에 뒤지지 않는 많은 임상시험이 진행해 최신 암 치료를 환자가 빨리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폐암 4기 환자에게 항암제·면역치료제·표적치료제를 동시 투여하는 임상시험은 이미 기존 표준치료보다 우월한 효과가 증명된 치료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주목할 만한 임상시험이다. 현재 성빈센트병원 종양내과센터에서도 이들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성빈센트병원의 치료 수준이 난이도 높은 임상시험을 진행할 만큼 신뢰받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암 환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대다수 암환자는 암을 호전하기 위해 식단을 조절한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잘못된 식이요법을 하면 병이 악화될 수 있다. 암 치료에 잘 견디려면 육식·채식 가릴 것 없이 잘 먹어야 한다. 특히 단백질을 잘 섭취하는 것은 면역기능을 유지하고 항암·방사선 치료로 손상된 조직을 회복하는 데 도움된다. 비타민과 미네랄은 몸의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므로 적당량을 먹어야 한다. 하지만 항암·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가 비타민 C 등을 과량 복용하면 치료 효과를 더디게 할 수 있다. 암 치료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거나 특정 식이요법을 행할 때에는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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