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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카톡방담] ‘국민과의 대화’ 소통이냐, 쇼통이냐… 대통령은 열공중

입력
2019.11.16 1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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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환점 돈 문재인 정부… 19일 MBC서 쌍방향 소통 자리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숨가쁘게 달려온 2년 반을 지나 집권후반기에 들어섰다. 현 정부는 현직 대통령의 첫 파면을 거쳐 탄생한 ‘촛불정부’로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거치지 못한 채 국정 드라이브를 급하게 시작했다. 그 동안의 공과를 놓고 정치권에선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를 감안한 듯 문 정부는 적극적인 소통행보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 첫날인 지난 10일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해 청와대 만찬회동을 했고, 19일 밤에는 TV로 생중계되는 ‘국민과의 대화’를 준비중이다. 문 정부 후반기 정국전망을 위해 본보 국회팀이 카톡방에 모였다.

광화문 불나방(불나방)=이번 정부는 탄핵정국 당시 ‘이게 나라냐’는 분노를 통해 탄생했죠. 2년반의 공과를 놓고 어떤 평가들이 나오나요.

여의도 거북이=잘한 것은 평화, 아쉬운 것은 인사와 소통이란 게 중론입니다. 이런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 하나 있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문 정권의 잘못한 일'을 묻는 의원의 질문에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고 답한 장면입니다. '조국 사태'로 인한 중도층의 변심, 그에 따른 국정 지지도의 하락, 두 갈래의 촛불 시위 등이 일단락 된 게 불과 몇주 전의 일이었어요. 비록 순간적인 망설임이었지만, 이런 장면으로 상징되는 '낙관론'은 촛불정부의 성공을 희망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많은 우려를 자아냈습니다. 정부가 그간의 인사 참사 문제를 과연 심각하게 인식은 하고 있는 것일까. 냉담해진 바닥의 민심은 제대로 전달받고 있는 것일까. 이를 객관적으로 점검해 곧이곧대로 전달할 참모는 있는 것일까 같은 의구심이죠.

국회 둔치주차장 E구역(E구역)=적폐청산이 으뜸이죠. 2016년 권력사유화를 규탄하며 광장을 달군 촛불과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탄핵이란 제도권의 응답으로 탄생한 희귀한 정권인 만큼 국민 기대에 부응해 권력기관 개혁에 박차를 가했고 보수정권 9년 간의 권력 오남용과 부패에 엄정한 잣대를 댔죠. 그러나 기대가 컸던 권력기관에 대한 입법적 개혁은 크게 미흡한 듯해요. 바뀐 정권 초기 검찰이 개혁에 저항할 엄두도 못 내고 있을 때 지속적이고 강한 입법 의지로 검찰개혁을 이뤄냈어야 했는데 지금 타이밍을 잃어가는 게 아닌가 싶네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의 연말 국회 통과는 군소정당들과 선거법 개정안을 합의 보느냐에 달린 종속변수가 되어버린 셈이라 전망이 밝지는 않네요. 검찰개혁 하나만이라도 잘했으면 하는데, 실패하면 이번 정권은 그저 ‘정치보복’만 했다는 혹평을 받을지도 몰라요.

광화문 찍고 여의도=야권에선 경제악화로 불과 1년 전 지방선거와 올해 체감 민심이 급변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먹고 사는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낙제점이란 평가가 많죠. 부산의 한 의원은 "1년 전만 해도 시장에 나가면 '꼴 보기 싫다'는 싸늘한 반응이었는데, 요즘은 먼저 다가와 “당신들도 잘 한 것 없지만 저쪽은 심판 받아야 한다”며 격려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네요.

정론관 마이크=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바꿔 놓은 게 가장 큰 성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최근엔 북미 대화가 진전이 없고 남북관계도 나빠졌지만, 전쟁이 일어날 듯한 일촉즉발의 국면을 전환하고 역사적인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켜 대화 국면을 만들었죠. 소통의 경우 취임하자마자 다양한 이벤트로 국민에게 감동을 줬지만,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그때 얻었던 소통 이미지를 많이 잃었죠. 오히려 불통 이미지만 강해졌습니다.

[저작권 한국일보]문재인 대통령 임기 반환점 그래픽=김문중 기자
[저작권 한국일보]문재인 대통령 임기 반환점 그래픽=김문중 기자

불나방=문 대통령와 여야 대표의 지난 10일 청와대 만찬은 어떤 효과가 있었나요.

올해는 뚜벅이(뚜벅이)=대통령 면전에서 고성이 오갔다는 게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통해 알려졌는데, 개인적으론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대통령 앞에서, 정치현안을 놓고 자유 의견을 개진하다가, 정치 선배(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정치 후배(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정치 그렇게 하지 마시라’는 취지의 말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격식 없는 자리였다는 증거라고 봅니다. 당대표들이 각 당으로 돌아가서 언제 그런 격식 없는 대화를 나누겠나. 이후 손 대표와 황 대표는 적당히 화해를 나누며 오해를 풀었다고 해요. 또 이 자리에서 대단한 대타협 메시지가 나오진 않았지만 자리를 만든 문재인 대통령도 좋은 평가를 줄만 합니다.

불나방=19일 ‘국민과의 대화’가 진행되죠. 대통령과 국민의 100분간 쌍방향 직접 소통이 예고돼 있는데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 같나요.

마음은 콩밭에=청와대 참모진은 입을 모아 “대통령께서 소통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합니다. 국민과 직접 만나고자 하는 의지도 대통령이 강하다고 해요. 진정성을 보여주는 자리가 대통령에게 필요했던 것이라 이해합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정을 최소화하고 국민과의 대화 준비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질문자와 질문 선정은 MBC가 맡고 있는 만큼, 문 대통령은 ‘국민이 무엇을 궁금해할까’를 예상문제로 뽑아두고 말 그대로 ‘열공’하고 있다는 전언이에요. 100분 동안 궁금증을 100% 해소한다거나, 국민들을 100%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적어도 국정운영 전반을 돌아보고 반성해보는, 국민들이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는지 체감해보는 계기는 되지 않을까요. 혹자는 ‘쇼통’이라고 비난하더라도 말이죠.

뚜벅이=진행이 어떤 식이 될지에 따라 다르다고 봅니다. ‘조국 임명 지금 생각하면 잘못된 결정이라고 보지 않나요’ ‘국민들은 검찰개혁보다 민생경제가 더 중요하다고 볼 거라고 생각지 않나요’ 같은 정말 국민들이 묻고 싶은 질문과 답이 나온다면 지지율은 5% 이상 오를 거라고 봅니다. 지난번 KBS와의 대담처럼 정책현안에 대해 묻고 그에 대해 뻔한, 2년 반 전에도 들은 듯한 내용을 답한다면 ‘쇼’였다고 논평할 한국당의 지적에 더 수긍할거 같아요. MBC와 청와대가 사전조율을 해서라도 날카로운 질문과, 자성적인 답변을 내놓으면 좋겠습니다.

불나방=문 정부에 대한 평가는 어차피 내년 총선을 통해 이뤄집니다. 여야 모두 인재영입 경쟁에 나섰는데 어느 쪽이 더 앞서간다고 보나요.

뚜벅이=한국당의 1차 인재영입 전략은 실패한 듯해요. 박찬주 예비역 육군 대장이 1호 영입 인사라니… 갑질 논란은 법적으론 무혐의됐다 치더라도, 인격적인 대우를 못 받았다는 공관병들에게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인사를 영입하겠다고 발표한 게 악수였죠. 민주당은 아직 평가 보류입니다. 두루 접촉하고 검토해 12월 중순부터 발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E구역=한국당의 인재영입은 ‘갑질 박찬주’ 등 면면에서 참패였죠. 당내에서도 “총선을 치를 의지가 있는 거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고, 간신히 보수통합으로 화제를 돌려서 수습중인 상황입니다. 보수통합은 내년 총선 지분(공천) 배분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 끝에 이뤄지겠죠.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유승민계나 중도층을 끌어당기지 못하는데 통합 말고는 답이 없어요. 해외 체류중인 안철수 전 의원의 선택에 따라 보수야당 개편에 중대 변화가 생길 것이 예상됩니다. 한국당도 바른미래당 ‘변혁’ 측도 안철수의 합류를 바라고 있죠.

자유한국당 황교안(맨 오른쪽) 대표와 나경원(맨 왼쪽)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참석자들을 환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 원내대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황 대표. 오대근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맨 오른쪽) 대표와 나경원(맨 왼쪽)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참석자들을 환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나 원내대표,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황 대표. 오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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