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본명 스티브 승준 유)이 파기환송심에서 승소했다. 이제 한국에 올 수 있을까.
15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행정10부(한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유승준이 미국 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소송 파기환송심의 선고기일에서 재판부는 "원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LA 총영사관 총영사)가 2015년 9월 원고(유승준)에게 내린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소송의 총 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고 판결했다.
유승준의 승소가 선고됨에 따라 유승준은 17년 만에 한국에 입국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와 관련해 재판 이후 유승준 측 변호인인 법무법인 세종 김형수 변호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법원의 이번 판결을 존중하고 감사드린다. 판결문을 자세히 읽어보고 검토한 뒤, 향후 진행 방향은 유승준과 협의해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유승준의 승소 판결과 관련한 입장을 밝힌 건 유승준 측 뿐만이 아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대법원에 재상고해 최종적인 판결을 구할 예정이다. 향후 재상고 등 진행 과정에서 법무부, 병무청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유승준 측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 윤종수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일단 판결문을 봐야할 것 같다. 외교부에서 만약 재상고를 하면 우리도 대법원 소송을 다시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후 보도자료를 통해서 공식입장을 내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재판 직후 김형수 변호사도 "병무청이나 법무부에서도 판결 취지를 최대한 고려해주시길 바란다. 상고심 여부 등은 사안을 지켜두고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과연 유승준의 입국 가능성이 17년 만의 입국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이번 비자 소송은 지난 2015년 9월 유승준이 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가 거부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내면서 시작됐다. 유승준의 입국 가능성이 열린 건 올해 7월 11일 대법원이 원심 판결을 파기한 이후부터다. 9월 20일 열린 파기환송심 변론기일에서 유승준 측 변호인은 "평등의 원칙을 고려해달라"는 취지로 변론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유승준은 9월 SBS '본격연예 한밤', 10월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측과의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며 "17년 전에 약속을 지켰어야 했는데 죄송하다. 당시엔 선택권이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이 그립다. 한국에서 영리활동을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또한 SNS를 통해 여러 차례 입장과 심경을 드러냈다. 유승준은 가장 최근 올린 유튜브 영상에서 악플러에 관한 생각을 밝히며 "저는 더 이상 욕먹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인기도 명예도 별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꽤 오래전에 깨달았지요. 입에서 나오는 말이 더러우면 그 말이 나오는 속은 오죽하겠습니까? 절대로 행복하지 못합니다"라고 전했다.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