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SCM 앞두고 사전회의… ‘한미일 협력 강조’ 보도문
밀리, 日외무와 면담서 “한국, 지소미아 퉁명스럽게 얘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14일 박한기 합참의장과 만나 지소미아 연장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리 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합참본부에서 열린 제44차 한미 군사위원회(MCM) 회의가 끝난 후 지소미아에 대해 논의했는지 묻는 질문에 “조금 대화를 나눴다”고 답했다.
앞서 밀리 의장은 전날 일본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지소미아의) 효력을 잃게 해선 안 된다”며 한국을 방문해 협정 연장을 촉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또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은 지난 12일 밀리 의장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면서 “밀리 의장은 ‘(한국 측이 지소미아에 대해) 상당히 퉁명스럽게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비춰 밀리 의장이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언급하고, 우리 측은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가 철회돼야 지소미아 유지를 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존 입장을 고수했을 공산이 크다.
MCM은 한미 양국 간 군사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1978년부터 한미를 오가며 실시하는 연례 회의로, 합의된 내용을 양국 국방장관 회담인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 보고하는 사전회의 성격을 갖는다. 이번엔 박 의장과 이성용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이 한국 대표로, 미측에선 밀리 의장, 필립 데이비슨 인도태평양사령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참석했다.
회의가 끝난 후 한미가 공동으로 낸 보도문에 들어간 “한미 합참의장은 지역 안보와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다국적 파트너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국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는 문구도 의미심장하다. 지소미아 연장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한반도 지역에서의 안보 주체인 한미일 간 협력을 강조한 셈이라 미측의 지소미아 유지 입장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SCM에 참석하는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도 지소미아 유지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식 의제에 지소미아가 포함되진 않았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이나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언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양국 합참의장은 지난해 9ㆍ19 남북 군사합의 이후 북한군 동향 등 한반도 안보 상황과 연합방위태세를 점검ㆍ평가하고 올 8월 한미연합지휘소 훈련에서 시행한 전시작전통제권 기본운용능력(IOC) 검증 결과도 논의했다. 밀리 의장은 “한반도 방위공약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갈 것을 재확인했다”며 “한반도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위협에 대해서도 미국의 모든 군사 능력을 사용해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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