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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면전 용퇴론’에도 TKㆍPK 중진들 침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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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의 ‘면전 용퇴론’에도 TKㆍPK 중진들 침묵만

입력
2019.11.14 18:52
수정
2019.11.15 00:09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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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중진 오찬서 유기준 우회적 거부감… 황교안 “총선기획단서 논의할 것”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당 강세지역인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경남(PK) 중진 의원들 간 오찬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중진 용퇴론’이 제기됐으나 참석자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보수재건을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이 유일한 예외였다.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적 쇄신 신호탄이 나와달라는 당내 기대를 영남 중진들이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 대표와 영남권 중진 의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보수통합과 당 쇄신 관련 논의를 하기 위해 오찬 회동을 했다. 4선 이상 중진은 김무성 정갑윤 이주영 조경태 유기준 김재경 주호영(선수 순) 등 7명이 참석했다. 재선 의원의 영남 중진 험지 출마론을 공개 비판한 김정훈 의원은 개인 일정으로 불참했다.

지난 12일 총선 불출마를 재선언하며 “책임있는 중진의 소명은 자기를 죽이는 것”이라며 용퇴론을 꺼냈던 6선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찬 자리에서도 거듭 영남 중진들의 희생을 촉구했다. 동석한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은 “김무성 의원이 애국하는 마음으로 중진들이 용퇴해야 한다는 말씀을 의미 있게 하셨다”고 전했다. 영남권 중진들은 대체로 표정 관리를 하면서 가만히 듣기만 했다고 한다. 한 의원은 “유쾌할 상황이었겠느냐”고 반문하며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원의 발언 직후 유기준 의원은 “저도 제 얘기 좀 하겠다”며 무조건적인 영남 용퇴론에 우회적인 거부감을 표했다. 유 의원은 “상향식 공천을 한 20대 총선보다 우세 지역을 정해 기획 공천을 한 1996년 15대 총선과 2004년 17대 총선의 결과가 더 좋았다”는 주장을 폈다. 유 의원은 회동 뒤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간담회를 열어 “반론이라기보단 (공천이) 잘 된 사례를 말해본 것”이라 했다. 황 대표는 듣기만 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오찬 뒤 “그 문제는 총선기획단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소통하며 잘 하겠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했다.

내년 총선이 불과 5개월으로 다가왔지만 한국당에서 쇄신 1순위로 거론되는 영남권 세대교체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한국당 재선 의원 19명은 공천 관련 전권을 당 지도부에 위임하는 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각서에 들어갈 문구를 놓고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쇄신 의지가 의심 받고 있다. 실제로 6일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초선 유민봉 의원 이후 뚜렷한 초ㆍ재선의 자기반성의 목소리도 없다.

이날 영남 중진들은 바른미래당 비(非)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등과의 보수통합 당위성에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김도읍 의원은 “예전처럼 누구는 된다, 누구는 안 된다는 의견 대립은 없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보수통합 논의와 관련해 “실제 알려진 것보다 수면 아래선 훨씬 더 많은 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유기준 의원은 전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주호영 의원은 본회의 기명 표결을 무기명으로 바꾸는 방안 등을 거론했고, 다른 의원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순서와 관련해 여당과 군소정당의 입장 차가 있는 만큼 맞춤형 상황 대비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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