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꼭 한 달 전인 10월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직을 내려놓았다. 끝까지 정면 돌파할 거라는 예상도 많았지만, 좀체 가라앉지 않는 성난 여론에 백기를 든 셈이었다. 검찰개혁 방안을 내놓은 직후였다.
그로부터 열흘 뒤 아내 정경심 교수는 검찰에 구속됐다. 동생, 5촌 조카도 모두 구속됐다. 이제 남은 건 조 전 장관 한 명뿐. 검찰이 아내 정 교수를 추가기소한 지난 11일, 조국 전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남겼다. ‘저도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입니다. 저의 모든 것이 의심받을 것이고, 제가 알지 못했거나 기억하지 못 하는 일로 인해 곤욕을 치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혐의일지는 모르나, 저에 대한 기소는 이미 예정된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사흘이 지난 14일, 그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일반 피의자처럼 검찰청 1층을 통하는 대신, 조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검 지하 통로와 검사장 전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며 취재진의 눈을 피했다. 이날 오후 조사를 마친 그는 변호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검찰 조사에 일일이 답하지 않겠다“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음을 밝혔다.
검찰이 부부를 모두 구속하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거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그가 SNS에 남긴 글처럼 기소까지 이어지는 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상황. 조 전 장관도 이날 변호인단을 통한 입장문에서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밝혔다. 검찰과 조국의 싸움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김용식PD yskit@hankookilbo.com
강희경기자 kst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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