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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흑사병 환자 1명 중태… 정부 ‘토론 통제’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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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흑사병 환자 1명 중태… 정부 ‘토론 통제’ 주장도

입력
2019.11.14 16:26
수정
2019.11.14 18:5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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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베이징=UPI 연합뉴스
11일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베이징=UPI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北京) 시내 병원에서 환자 2명이 흑사병(페스트) 진단을 받으면서 질병 확산에 대한 공포심이 커지고 있다. 중국 보건 당국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지만 확진 환자가 나온 병원 인근 아동병원이 봉쇄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국 정부가 흑사병에 대한 온라인 토론을 제한하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불안한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이지만, 전염력이 강한 흑사병에 중국인들이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13일 흑사병 관련 공지를 통해 “흑사병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며 “마스크 착용 등 개인 위생에 신경 써 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페스트는 오래된 세균성 전염병으로 각종 항생제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흑사병 접촉이 의심되는 사람은 사전에 약을 복용하면 발병을 막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 베이징으로 이송된 흑사병 확진 환자는 부부로, 이중 남편이 쥐를 잡던 도중 흑사병에 감염됐고 남편을 간호하던 부인 역시 감염됐다고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이 전했다. 이 2명 중 1명은 중태다. 나머지 1명은 안정적인 상태로 알려졌다. 질병예방통제센터는 2명의 흑사병 환자가 발생한 이후 베이징시 위생 관련 부처가 즉시 환자를 격리 치료했으며 상세한 역학조사도 병행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네이멍구를 떠나 응급처치를 받는 동안 의료진 등 마지막 접촉자는 잠복기 7일이 지난 12일까지 추가 발병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중국 보건당국 관계자는 “아직 접촉자 중 추가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며 “두 환자는 차오양(朝陽)구 의료 기관에 격리돼 적절한 치료와 조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흑사병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퍼지고 있다. 중국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는 흑사병 확진 환자가 나온 병원 인근 아동병원이 봉쇄됐다는 게시물이 연속해 올라왔다. 북경인민라디오방송은 병원 측 관계자와 인터뷰를 통해 “(아동)병원은 정상 진료 중이며 당국의 봉쇄 지시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흑사병 관련 온라인 토론을 제한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온라인 뉴스 포털에 흑사병과 관련한 토론을 통제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중국 인터넷 사용자들은 정부가 질병 보도를 지연시킨다고 주장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수 차례 전염병 정보 통제를 시도해 왔다고도 NYT는 덧붙였다. 한 사용자는 웨이보에 “흑사병 자체가 두렵지는 않다”라며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 것이 더 무서운 일이다”라고 글을 올렸다. 중국 정부는 보도 자체를 통제하진 않고 있지만 관영 매체를 통해 흑사병 발병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측면을 부각시키는 보도를 이어 가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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