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좌진은 파리목숨?’…이대로는 안 된다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국회 보좌진은 파리목숨?’…이대로는 안 된다

입력
2019.11.14 16:40
0 0

“의원 말 한 마디에 해고, 제도 바꿔야”… 처우개선 나선 국회 보좌진들

민주ㆍ한국ㆍ바른미래당 보좌진협의회 ‘보좌진 면직예고제 도입 토론회’ 공동 개최

10월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대로에서 열린 '검찰개혁, 공수처 설치, 신속처리대상안건 입법 촉구를 위한 제10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배우한 기자

‘내보낼 땐 내보내더라도 적어도 한 달 전엔 미리 알려달라.’

여의도 정치권에서 국회 보좌진은 ‘파리목숨’에 비유된다. 해고 사유가 되지 않지만 국회의원이 갑자기 그만 두라고 하면 그날로 실직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에 원내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의 보좌진협의회가 ‘국회 보좌직원 면직예고제’ 도입을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해고하더라도 생계 유지가 곤란해지거나 고용 불안에 시달리지 않도록 재취업 기간은 확보돼야 한다는 게 3당 보좌진의 목소리다.

3당 보좌진협의회는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보좌직원 면직예고제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공동 개최한다고 14일 밝혔다. 면직예고제는 보좌진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면직예고제는 이미 법안으로 발의됐지만 논의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못했다. 법안 심사 우선순위에도 밀리지만, 보좌진들의 밥줄을 좌우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선 반갑지 않는 법안이다. 면직예고제가 도입되면 의원이 보좌진을 쉽게 내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20대 국회 들어 4건이 발의됐다. 김해영ㆍ김병기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영우 한국당ㆍ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 등 여야를 막론하고 발의됐다. 이 가운데 3건은 20대 국회가 문을 연 해인 2016년에 발의됐지만, 3년 넘게 한 번도 논의되지 못했다. 법안들은 대체로 당사자에게 면직 30일 전 통보 의무화를 골자로 한다.

선거제·검찰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대치를 계속한 4월 28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개회를 막기 위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점거농성 중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장 밖에서 한국당 보좌진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면직 처리되는 보좌진의 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국회사무처 조사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면직된 보좌진은 10월 말 기준으로 1,524명이다. 18대 국회 1,154명, 19대 국회 1,342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대 국회가 아직 반년 넘게 남은 점을 고려하면 면직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기돈 민주당 보좌진협의회 부회장은 “보좌진은 하루 아침에 말 한 마디로 해고돼 생계를 위협받는 직장인”이라며 “의원의 동반자에서 졸지에 타인으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면직 예고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는 3당 보좌진협의회에 낸 ‘면직 예고제 도입에 대한 의견’을 통해 “면직예고제를 도입하는 것은 예측 가능성을 부여하고 재취업 등 준비를 위한 기간을 확보하는 취지에서 필요성이 인정될 수 있다”며 “행정부 소속 별정직 공무원의 경우에는 면직처분 시 행정절차법에 따라 불이익 처분절차를 적용하고 있어 이미 예측가능성 및 준비기간 등이 상당 부분 확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보좌진들에게 “신경 쓰지 못해 사과한다”고 밝혀 법안 논의가 급물살을 탈지 주목된다. 이 원내대표는 토론회 축사를 통해 “그동안 저희 의원들이 신경 쓰고 해야 할 일을 제대로 못한 점 사과말씀 드린다”며 “더욱 수준 높은 국회를 만드는 일에 흔쾌히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한국일보가 직접 편집한 뉴스 네이버엣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스탠드에서 구독하기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