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박두진 시인의 ‘별밭에 누워’… 부정행위 방지 위해 도입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필적확인 문구는 박두진 시인의 ‘별밭에 누워’에서 가져 온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였다.
필적확인 문구는 지난 2005년 6월 모의평가 때 첫 도입된 이후 매년 관심을 모아왔다. 당시 모의평가 때는 윤동주 시인의 ‘서시’ 한 구절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이 필적확인 문구로 채택됐다. 이어 같은 해 11월 시행된 2006학년도 수능에서는 정지용 시인의 ‘향수’에서 인용한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 사용됐다.
‘향수’는 2007학년도 수능에서도 필적확인 문구로 사용됐는데 시의 첫 구절인 ‘넓은 벌 동쪽 끝으로’가 채택됐다. 2008학년도에는 윤동주 시인의 ‘소년’ 중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가, 2009학년도 역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중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가 필적확인 문구로 사용됐다. 2010학년도 필적확인 문구는 유안진 시인의 ‘지란지교를 꿈꾸며’에서 인용한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였다.
이 외에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정채봉 ‘첫 마음’ㆍ2011학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박정만 ‘작은 연가’ㆍ2014),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김영랑 ‘바다로 가자’ㆍ2018) 등이 필적확인 문구로 쓰였다.
필적확인 문구는 지난 2004년 치러진 2005학년도 수능에서 휴대폰 문자를 이용한 대규모 부정행위가 발생한 이후 수험생 본인이 직접 문제를 풀었는지 필적을 확인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책이다. 수험생은 시험지를 받은 뒤 시험지에 적힌 문구를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따라 써야 한다. 특유의 글씨 습관을 살펴볼 수 있는 글자가 포함된 문장, 수험생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격려의 메시지 등이 담긴 문장이 주로 채택된다. 필적확인 문구 선정 과정은 보안 사항으로 출제위원들이 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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