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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99명 중 22명 암 발병 익산 장점마을, 원인은 비료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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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99명 중 22명 암 발병 익산 장점마을, 원인은 비료공장”

입력
2019.11.14 12:36
수정
2019.11.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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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전북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관에서 열린 익산 장점마을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발표회에서 환경부 관계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익산=뉴스1
14일 전북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관에서 열린 익산 장점마을 환경부 역학조사 최종발표회에서 환경부 관계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익산=뉴스1

주민 99명중 22명에 암이 발병한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에 대한 조사결과 마을 인근 비료공장의 불법적 유해물질 배출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환경연구소는 14일 오전 익산시 국가무형문화재통합전수교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과 관련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주민들이 2017년 4월 인근 비료공장인 (유)금강농산과 관련한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해 같은 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추진됐다.

조사에 참여한 연구진은 금강농산의 불법적 유해물질 배출이 주민 암 발생과 역학적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금강농산은 비료관리법에 의해 퇴비로만 사용해야 하는 연초박(담뱃잎 찌꺼기)을 유기질 비료 생산공정인 건조공정에 사용했다. 금강농산의 비료공장은 2017년 4월부터 가동이 중단됐지만, 가동 당시 배출을 확인하기 위한 모의실험에서는 연초박 건조과정에서 발암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배출되는 사실도 확인됐다.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1년이 넘은 시점에서 바닥ㆍ벽면 등 내부를 조사했을 때도 역시 발암물질들이 검출됐다. 장점마을 주택의 침적먼지 분석결과에서도 총 15지점 중 5지점에서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이 검출됐다. 반면 대조지역 5지점에서는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공장 가동 시기에 생육된 소나무 잎(2년생)에서는 공장 가동 중단 이후 생육된 잎(1년생)보다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농도가 높게 검출되는 등 금강농산에서 오염물질이 비산됐음이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장점마을 주민 조사 결과 2001년 비료공장 설립 후 2017년 12월 31일까지 주민 99명 중 22명에 암이 발생했고 이중 14명은 사망했다. 장점마을의 남녀 전체 암 발병률은 갑상선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전국 표준인구집단에 비해 약 2~25배 범위를 보였다. 특히 공장이 가동되던 시기에 거주한 기간이 긴 주민일수록 담도암, 피부암 등의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미나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관은 “이번 조사결과는 환경오염 피해로 인한 비특이성 질환(특정 요인이 아닌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 가능한 질병)의 역학적 관련성을 정부가 확인한 첫 번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며 “익산시와 협의해 주민건강 모니터링 및 환경개선 등 사후관리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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