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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관동별곡’ 강릉 경포대 보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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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관동별곡’ 강릉 경포대 보물 된다

입력
2019.11.14 15:01
수정
2019.11.14 19:01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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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전국 누정 10건 지정

강원 강릉 경포대. 문화재청 제공
강원 강릉 경포대. 문화재청 제공

자연과 어우러져 건축미를 뽐내는 강원 강릉시 경포대, 경북 김천시 방초정 등 전국의 누정(樓亭) 10건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경포대, 방초정, 경북 봉화군 한수정, 경북 청송군 찬경루, 경북 안동시 청원루, 체화정, 경북 경주시 귀래정, 대구 달성군 하목정, 전남 영암군 영보정, 전북 진안군 수선루 등 10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

10건의 누정은 앞서 각 시ㆍ도에서 문화재로 지정한 것들이다. 문화재청은 시ㆍ도 건조물 문화재의 가치를 적극 발굴한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총 370여건의 누정 문화재를 세부적으로 연구해 보물 지정 여부를 검토해왔다.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정가치 자료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협업해 최종적으로 이들 10건을 보물로 신규 지정하게 됐다.

누정은 누각(樓閣)과 정자(亭子)를 일컫는 말로, 이 중 누각은 멀리 넓게 볼 수 있도록 다락구조로 높게 지어진 집이다. 정자는 경관이 수려하고 사방이 터진 곳에 지어진 집을 말한다. 조선시대에 누정은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고도의 집약과 절제를 바탕으로 만드는 건축물로 평가됐다. 자연을 바라보고 자연과 인간의 문제를 깊이 있게 생각하며 시와 노래를 짓던 장소이기도 했다.

1920년 촬영한 강원 강릉 경포대 전경. 문화재청 제공
1920년 촬영한 강원 강릉 경포대 전경. 문화재청 제공

강릉시 경포대는 고려 말 안축의 ‘관동별곡’을 시작으로 송강 정철(1536~1593)의 ‘관동별곡’ 이후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됐던 공간이다. 500년 이상 자리를 지키며 강릉 지역의 유구한 삶을 간직하고 있다. 뛰어난 경관의 조망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마루를 3단으로 지었고, 특히 누마루를 2단으로 구성한 정자는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구조다.

김천시 방초정은 영ㆍ정조 때 영남 노론을 대표하는 예학자로 ‘가례증해’를 발간한 이의조가 1788년 중건했다. 보통 누정은 자연의 경관 조망과 관찰자를 매개하기 위해 사면이 개방된 구조지만, 방초정은 계절의 변화에 대응해 마루와 방을 통합하거나 분리하는 가변적인 구성이다.

김천 방초정 온돌방. 문화재청 제공
김천 방초정 온돌방. 문화재청 제공

봉화군 한수정은 안동권씨 판서공파 후손인 충재 권벌로부터 그의 아들 청암 권동보와 손자 석천 권래에 이르기까지 3대에 걸쳐 완성된 정자다. 초창(1608년)에서 중창(1742년), 중수(1848년, 1880년) 과정에 대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역사 가치가 크다. 각종 수목이 어우러진 정원은 초창 이후 400년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丁(정)’자형 평면구성과 가구법은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형식이다.

경북 봉화군 한수정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문화재청 제공
경북 봉화군 한수정을 드론으로 촬영한 모습. 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시ㆍ도 건조물 문화재 주제연구를 지속해 가치가 알려져 있지 않은 건조물 문화재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이들 누정 10건의 최종 보물 지정 여부는 30일 간의 예고 기간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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