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은 "확산 위험 극히 낮아"
중국에서 쥐벼룩을 매개로 전염되는 흑사병(페스트)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쥐에 기생하면서 페스트균을 보유한 벼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되는 흑사병은 유럽 중세시대 때 수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수세기 동안 인류를 공포에 떨게 했던 최악의 전염병이다. 당국은 전염 확산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으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불안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망(人民網)에 따르면,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 최근 흑사병 의심 환자 두 명이 발생했다. 지난 3일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된 이들은 전날 흑사병 확진을 받았고, 즉시 격리 치료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타임스는 환자들이 입원한 병원의 응급부가 흑사병 확진 소식에 일시 폐쇄됐다가 이날부터 정상 운영됐다고 전했다.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자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흑사병 확산 위험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예방과 통제 조치가 이뤄졌고, 환자들이 베이징에 온 뒤 만난 사람들에게도 예방 투약 등을 실시했다는 설명이다. 센터 측은 이어 “시민들은 감염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 뒤, “베이징의 자연 환경과 쥐에는 페스트균이 없는 만큼 사람들이 쥐를 비롯한 동물과 접촉해도 감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베이징 시민들이 현재로선 특별한 보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긴 하지만, 흑사병 예방을 위해선 손을 잘 씻는 등 좋은 위생습관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웨이보(微博) 등 중국 SNS 이용자들은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누리꾼은 “흑사병 환자들은 병원 응급실을 통해 병원에 입원했다. 흑사병은 전염성이 강해 확진 판정까지 열흘 가까이 시간이 걸린 게 불안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에서 흑사병 사망 사례는 2014년 3건이 있었고, 2016년과 2017년, 올해에는 각각 1건씩 발생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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